한국형 위성발사 로켓 'KSLV-Ⅰ' 내년 4~6월 발사


대한민국 국토의 남단에서 우리나라가 개발한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우주로 떠날 한국형 소형위성발사체(KSLV-Ⅰ)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내년 2분기로 예정된 KSLV-Ⅰ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위성발사에 성공한 세계 9번째 국가가 된다. 이제껏 자력으로 위성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등 8개국뿐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16일 전라남도 고흥의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조립동에서 KSLV-Ⅰ 지상검증용기체의 상단부(1단)와 하단부(2단)의 결합 작업에 들어가면서 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KSLV-Ⅰ은 전체 길이 33m, 지름 2.9m, 총중량 140t의 위용을 자랑한다.

현재 이 센터에는 120명의 연구진들이 35명의 러시아 기술자들과 함께 KSLV-Ⅰ 상하단부의 전기적,기계적 융합시험과 함께 통신,연료주입 테스트,지상시설과의 연결 상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제작된 KSLV-Ⅰ의 하단부(1단로켓)는 지난 7월 말 국내에 반입된 후 8월 초 우주센터에 들어왔다. 인공위성이 실리게 될 상단부는 2단 킥모터,관성항법유도시스템,전자탑재시스템,제어시스템,비행안전시스템,로켓 보호 덮개(노즈 페어링) 등 항우연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핵심 장비들로 구성됐다.

박정주 우주발사체 체계 실장은 "지상용검증기체는 인공위성까지 탑재돼 있을 정도로 실제와 똑같게 제작됐으며 주입된 연료가 실제 발사용이 아니라는 점에서만 차이가 난다"며 "앞으로 발사 직전까지의 성능 실험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발사될 기체의 1단부는 우주센터가 완공된 이후 내년 1월께 러시아에서 들어올 계획이다.

올 연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나로우주센터도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2000년 12월 착공해 510만㎡ 부지 위에 건립된 나로우주센터는 총 312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로켓 발사대,발사 통제시설,로켓 및 위성 조립시설,추진기관 시험시설 등이 들어섰다. 마지막 건설공정인 발사대 시스템 건설까지 마친 상태다. 해발 110m에 건설된 발사대에는 로켓과 결합될 이렉터(거치대)가 지상 30m로 솟아있으며 지하에는 무인 발사관제설비가 들어서 있다. 발사대 주변에는 초속 70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된 75m 높이의 고성능 피뢰침 3개가 세워졌다.

나로우주센터가 연말께 준공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13번째 우주센터 보유국이 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12개국이 모두 26개의 우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10개의 발사장을 갖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은 2~3개,인도 프랑스 브라질 파키스탄 호주 등 7개국도 각각 1개씩 우주센터를 보유 중이다.

다만 KSLV-Ⅰ발사가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처음 개발하는 발사체의 성공 확률이 50%도 안되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지금까지 세 번에 걸쳐 발사체 발사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현재까지 첫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이스라엘,프랑스,옛소련 등 세 국가뿐이다. 성공여부는 발사 후 10여분 만에 판가름나게 된다. 항우연은 발사 성공시 9개월 후에 1기를 더 쏘아 올릴 계획이다. 발사가 실패할 경우에는 1기를 다시 쏘도록 계약해 총 3기를 발사하게 된다.

이번 발사를 통해 얻은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정부가 추진하는 우주개발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은 이번 발사에서 습득한 기술을 토대로 2017년까지 1.5t급의 저궤도 실용위성을 자력발사하는 한국형 발사체 'KSLV-Ⅱ'를 발사할 계획이다.

조광래 발사체사업 단장은 "최소 500㎏급 이상의 실용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려야만 진정한 우주시대를 열 수 있다"며 "KSLV-Ⅰ 개발을 통해 기술 자립의 토대를 마련해 '우주강국의 꿈'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고흥(전남)=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