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온실가스 감축통한 CDM 적극 나서


#사례1=포스코가 지난 7월 독자적으로 추진한 광양 소수력 발전사업이 친환경에너지사업인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으로 인정받아 유엔(UN)기후변화협약 CDM사업 항목에 공식 등록됐다. 수어댐에서 광양제철소로 공급되는 산업용수의 위치에너지를 이용,전력을 생산하는 광양 소수력 발전은 연간 2685t의 온실감스를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례2=GS칼텍스는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에너지관리공단과 CDM 컨설팅 계약을 맺고 지난 3월부터 여수공장에서 CDM사업 발굴에 나섰다. 공장에 파견된 공단의 에너지 진단 전문요원 6명은 오는 2010년까지 529만㎡ 규모에 달하는 여수공장의 에너지 절감을 이끌어내고 이 과정에서 도입되는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CDM사업과 연계해 나갈 방침이다.

◆꿩먹고 알먹고

국내 대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CDM사업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CDM사업은 이산화탄소,수소불화탄소,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를 줄이는 과정에서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내다 파는 것으로 기업들의 미래 수익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수력 등 독자적인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관리공단 등 공공기관과 손잡고 에너지 절감을 계획적으로 추진하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CDM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무형의 탄소배출권을 수출 상품처럼 국제 시장에 내다팔 수 있다는 것이다. CDM사업은 유엔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최종 인증을 받아야만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 현재 유럽연합(EU) 내 7곳 등 전 세계적으로 총 10여개의 탄소배출권거래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영국 런던의 유럽기후거래소(ECX)를 중심으로 선물·옵션거래 등 탄소상품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화는 온산공단에 있는 질산 공장에서 28만t의 아산화질소를 감축하고 얻은 탄소배출권 거래를 통해 연간 154억원의 수익을 얻고 있다. 정밀화학 업체 휴켐스도 아산화질소를 제거하는 분해시설이 CDM사업으로 인정받으면서 연간 60억원에 달하는 배출권 수익을 얻고 있다.

CDM사업을 개발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 절감과 공정효율 향상은 고스란히 원가 절감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있다. 이 같은 '일석이조' 효과 때문에 국내 대기업들은 CDM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에너지와 LG화학은 외부 에너지진단 기관과 공동으로 공장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며 CDM사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LG디스플레이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최초로 에너지관리공단과 CDM 컨설팅 계약을 맺고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CDM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급성장하는 CDM시장

세계은행은 전 세계 탄소배출권 거래가 2006년 300억달러에서 오는 2012년 2000억달러까지 늘어나 향후 국제 원유시장보다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CDM사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사업등록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유엔의 인증을 거쳐야 하는 국내 CDM사업은 이달 현재 19개가 등록돼 있다. 작년 말 16개에 비해 18.8% 늘었다. 타당성을 검토 중인 사업도 같은 기간 27개에서 32개로 18.5% 증가했다.

이재훈 에너지관리공단 CDM인증원 팀장은 "국가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선 미래 성장사업을 찾을 수 있는 CDM사업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