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약기업들도 이제 세계시장을 무대로 하는 '글로벌 신약' 개발에 매진할 때가 됐습니다. "

토니 베이커 스코틀랜드 국제개발청 국장은 최근 '바이오코리아 2008 오송 박람회'가 열린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스코틀랜드는 600여개의 바이오기업과 60여개의 바이오 관련 연구기관에 3만5000여명의 과학자들이 몸담고 있는 '바이오 강국'.국가 R&D(연구개발) 예산의 30%가 이 분야에 투입될 정도다. 베이커 국장은 스코틀랜드의 생명공학 분야에 대한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베이커 국장은 "한국 정부가 바이오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은 적절한 전략"이라며 "다만 한국이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한국 제약사들이 국내만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그는 한국 제약사들이 글로벌 신약을 선보일 수 있는 방안으로 대형 제약사 및 바이오 벤처기업 간 협력 활성화를 꼽았다. 베이커 국장은 "대형 제약사들이 모든 분야의 신약을 직접 개발할 수 없는 만큼 특정 분야에 강점을 지닌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신약 후보물질을 활발히 내놓을 수 있도록 분업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코틀랜드는 제약사 또는 대학의 연구원이 '신약 개발'이란 마라톤에 뛰어들면 곧바로 물 떠주는 사람과 아프면 치료해 주는 사람,방향을 인도해 주는 사람 등이 모여든다"며 "마라토너가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선 마라톤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도 정부 기업 연구소 등 생명과학 관련 주체들이 공동의 목표를 갖고 힘을 합하면 '세계 7대 바이오 강국' 반열에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송=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