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안영희씨가 다섯번째 시집 <내 마음의 습지>(도서출판 시학)를 펴냈다.

1990년 첫시집 <멀어지는 것은 아름답다> 이후 삶의 이면을 섬세하게 묘사해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물'과 '불'의 이미지를 한꺼번에 표출한다. '마음의 습지' 위에서 '뜨거운 흙'으로 피워 올리는 '불'은 곧 신화와 역사를 넘나드는 생명력.3년 전 도예개인전을 열기도 한 그의 <도방일기> 연작이 특히 눈길을 끈다.

'건강하냐?/ 고만 묻고 끊는/ 우리들의 통화처럼// 옛사랑이여/ 우리가 색칠했던 격랑의 채색화도/ 매연인지 열기인지 붉은 기운 자욱한/ 저 아랫세상에 있고// 종일토록 혼자/ 흙 물레 돌리다 가는 이 저녁/ 나는 언덕 위에 있다. '(<도방일기ㆍ1-언덕 위에 있다>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