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가 하락에 평가손 '눈덩이'

지난해 타법인 지분 매입에 나선 상장사들의 평가손실이 크게 불어나고 있다. 작년 10월만에도 지분가치 상승으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나 최근 주가 급락에 따라 거꾸로 부담이 되고 있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4월 포스코현대중공업 간의 지분 교차 매입에 따라 각사가 보유 중인 지분가치(17일 기준)가 1000억원가량 감소했다. 포스코는 당시 현대중공업 147만주를 3400억원에 사들였으며 현대중공업 계열의 현대미포조선은 이에 상응하는 금액만큼 포스코 주식 87만주를 매입했다. 하지만 각사 주가가 급락하면서 포스코의 현대중공업 평가금액은 2300억원으로 작년 4월 대비 1100억원 감소했고 현대미포조선의 포스코 가치도 800억원 줄었다. 이는 결산시점 주가 변동에 따라 평가손실로 반영될 예정이다.

KT&G 흥국쌍용화재 크라운제과 등은 신한지주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평가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KT&G는 작년 6월20일 신한지주 350만주를 1967억원에 매입했지만 지난 주말 기준 평가금액은 1179억원으로,788억원 평가손실을 입고 있다. 흥국쌍용화재와 크라운제과의 신한지주 관련 평가손실도 각각 300억원,40억원을 웃돌고 있다. 이 밖에 신영증권이 작년 6월 취득한 코리안리재보험 150만주 지분가치도 199억원에서 131억원으로 줄었으며,한국단자공업의 부국증권 지분 평가금액도 113억원에서 78억원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지분 가치 하락이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현대중공업 주식 8.2%(619만주)를 보유한 KCC는 작년 말 2조7000억원에 이르던 현대중공업 지분가치가 2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며 지난 주말 주가가 9%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그동안 보유 주식이나 부동산 가치로 자산주로 취급받던 종목들의 경우 최근 자산가치 감소에 따른 영향을 잘 따져봐야한다"고 주문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