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선진국 한국에서의 경험을 더 넓은 무대에서 활용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

장윤석 마스타카드 어드바이저 아시아.태평양.중동.아프리카 신임 대표(40)는 기대감에 가득차 있다.

장 대표는 지난 5년여간 마스타카드코리아 대표로 근무하다가 싱가포르에 있는 마스타카드 어드바이저의 지역본부 대표로 승진해 20일 부임한다. 마스타카드 어드바이저는 각국의 시장 상황에 맞는 마케팅 전략과 사업 모델을 수립하기 위해 마스타카드가 운영하고 있는 전략 컨설팅 조직으로 각 지역별 본사 역할을 맡고 있다.

장 대표는 "한국은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나 카드 선진국"이라며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마스타카드코리아 대표에서 지역본부 대표로 승진한 것은 신용카드 대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용카드에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것을 우리는 당연하게 생각하잖아요. 단말기에 살짝 스치기만 해도 결제가 되는 것도 그렇고요. 그런데 이게 다른 나라에선 아직 꿈을 꾸는 정도예요. 이제 와서 그런 시스템을 도입해 보겠다고 우리나라에 와서 배우고 갑니다. 심지어 일본까지도 말입니다. "

장 대표 본인도 마스타카드코리아에 재직하는 동안 단말기에 갖다대기만 하면 결제가 끝나는 '페이패스(paypass)'와 신용카드에 여행자수표 기능을 담은 '해외여행자 카드'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여 좋은 평가를 얻었다.

그는 또 금융부문 가운데 한국의 경쟁력이 가장 뛰어난 분야가 카드산업이라며 상품과 기술은 물론 인력도 전 세계로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인이 마스타카드의 지역본부 대표를 맡은 것은 장 대표가 처음이니,그 스스로 인력 수출의 본보기가 된 셈이다. 장 대표는 한국이 정보기술(IT)과 결합된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전 세계 카드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카드산업에서는 3단계의 혁신이 있었습니다. 현금을 대체하는 지불 및 결제수단으로서 카드가 처음 등장한 것이 1단계였고,현금서비스 등 여신 기능을 갖게 된 것이 2단계,포인트 적립과 할인 등 부가 서비스가 추가된 게 3단계였죠.다음 단계의 혁신은 IT와 결합된 결제 서비스가 될 텐데 IT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한국이 4단계 혁신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

서울대 경제학과와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인 장 대표는 맥킨지,리먼브러더스 등에서 일하다 2003년 4월부터 마스타카드코리아 사장으로 재직했다. 승진 발표가 난 뒤로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자서전을 읽고 싱가포르의 역사에 관한 책을 탐독하는 등 새 근무지인 싱가포르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고.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