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펀드 미실현수익 기초 건보료 월40만원 부과

"펀드 손실이 얼만데 한달에 40만원씩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씨(58)는 요즘 잠을 잘 수가 없다. 올 들어 펀드 손실은 커져가는데 작년에 올린 펀드 수익을 기초로 건강보험료를 당장 월 40만원씩 내야 할 처지에 놓여서다.

2006년 남편의 퇴직금인 3억3000만원을 8개의 펀드에 나눠 넣은 김씨는 그해 증시 상승으로 4060만원의 수익을 냈다. 환매한 펀드는 한 개도 없고 계좌상의 수치다. 연 4000만원 이상의 금융소득을 냈기 때문에 그는 은행의 권유대로 소득신고를 했다. 작년에 27만원 정도를 이에 대한 세금으로 낸 김씨는 작년 11월부터 이를 기초로 월 30만원 이상씩의 건강보험료도 내고 있다. 김씨는 "남편이 퇴직하고 건강보험은 아들 밑으로 들어가 있었다"며 "금융소득이 4000만원이 넘으면 건강보험료가 지역으로 분류돼 부양자가 된다는 걸 그 때 알았다"고 설명했다.

작년에 증시 활황으로 김씨의 계좌상 소득은 더 커졌다. 펀드수익으로 7700만원을 번 것이다. 이에 따라 김씨의 건강보험료는 당장 내달부터 월 40만원 이상으로 뛸 처지다. 건보료는 한 해 전 소득을 이듬해 5월에 신고,이를 기준으로 11월부터 부과된다. 그가 실제 소득이 없는 데도 2년간 내야할 건보료만 900만원이 넘는다.

김씨는 "찾지도 않은 소득으로 세금과 건보료까지 내야한다는 사실이 상식과 맞지 않는 것 아니냐"며 "만약 올해 펀드에서 손실이 나면 정부가 내년엔 지금까지 낸 세금과 건보료를 모두 돌려줄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가 미실현 소득으로 인해 낸 세금과 건보료는 돌려받을 길이 전혀 없다. 오히려 매달 40만원 이상의 건보료를 내년 10월까지 내야한다. 국세청이 보내온 세금 내역을 기준으로 건보료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김씨의 펀드가 손실이 날 경우 내년 11월부터 건보료는 다시 자녀에게 합산 부과돼 건보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건강보험관리공단은 설명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