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팔자'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주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약 2조원을 순매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세 강화가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외신 보도, 결산을 앞둔 헤지펀드의 포지션 정리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0일 SK증권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의 한국 위기 상황 보도와 국제 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하향 루머 확산 등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한국 관련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주요 은행주를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매도하면서 은행주가 급락했고, 이는 은행 부실과 관련성이 있는 건설과 자금 악화설이 돌았던 대형주 급락으로 확산되면서 주가 급락을 야기했다는 설명이다.

김준기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간다고 해도, 개도국 리스크의 중심에 있는 한국은 외환시장이 안정돼야 동조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결산을 앞두고 있는 글로벌 대형 헤지펀드가 수익률 악화로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대형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헤니시그룹의 전환차익(보통주 전환을 통해 차익을 거두는 전환차익) 헤지펀드의 9월말 수익률은 -11.25%로 1993년 월별 수익률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심 팀장은 "10월에도 글로벌 증시의 하락세가 지속됐기 때문에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더욱 악화됐을 공산이 크다"며 "리스크를 축소하기 위한 글로벌 헤지펀드의 노력이 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10월말까지 미국 증시와 이머징 마켓이 차별화될 가능성이 있어 글로벌 대형 헤지펀드의 움직임과 실적발표, 부실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