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나흘째 약세를 보이면서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20일 오전 10시 5분 현재 기업은행은 전날대비 200원(2.35%) 내린 8310원에 거래되고 있다. DSK, UBS 등을 통한 매수주문이 있긴하지만 모건스탠리를 통해 매도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기업은행의 주가는 지난 5월2일 기록한 1만9800원의 신고가 대비 58.0%나 주저앉은 수준이다.

정부는 중소기업 금융 지원 확대를 위해 기업은행에 1조원 규모의 현물 출자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기업은행은 장초반부터 약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기업은행이 공시를 통해 "정부의 출자 추진 발표와 관련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통보받은 사항은 없다"면서 "향후 정부가 당행에 대한 출자방침을 확정해 통보하면 세부사항에 대해 정부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하락세는 더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은 냉랭한 분위기다.

키움증권은 이날 정부의 증자 방침을 '부정적인 뉴스'라고 지적했다.

이 증권사 서영수 연구원은 "기업은행에 대한 증자는 연내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수익추정을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 또한 1만9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내린다"고 전했다.

우선 현 주가수준에서 1조원 증자는 EPS, BPS를 하락(dilution)시키는 결과를 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조원 증자의 형태는 현재로서는 3자배정 형태를 띌 가능성이 높으며, 시가 할인 형태로 발행되더라도 최근 주가의 하락으로 순자산가치 이하에서 증자가 이루어져 EPS 뿐만 아니라 BPS 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의 입장에서 볼 때도 증자의 시점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증자 이후 10조원 이상의 자금이 중소기업에 지원될 경우 추가여신의 상당부분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앞서 KB투자증권도 정부가 기업은행에 1조원의 현물 출자를 단행키로 한 점은 기업은행 주가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HMC투자증권은 이날 기업은행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만5200원에서 1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