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케이아이씨가 하반기 들어 잇단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향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20일 회사 측에 따르면 케이아이씨의 현재 수주 잔고는 약 1600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676억원)의 2배가 넘는다.

8월 이후 수주한 물량만 800억원에 달한다. 연말까지 다른 제품의 추가 수주가 기대돼 올해 2000억원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케이아이씨는 지난 8월 미국의 엔지니어링 기업인 KTI와 108억원 규모의 가열로 공급계약을 맺었고 이에 앞서 본 캐나다(Born Canada)와도 300만 달러 규모의 가열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가열로(Fired Heater)는 정유시설 등 석유화학 공정에 필수적인 기계장치다. 최근 국제유가 인상과 오일샌드 등 새로운 석유추출 방법 개발에 따른 석유화학 플랜트 교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5년 이상 세계시장이 초호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또 지난 10일에는 포스코로부터 515억원 규모의 코크스 이동차 설비도 수주했다. 이번 계약규모만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76%에 해당한다.

케이아이씨는 일본 스미토모와 현대제철에 이어 포스코 광양제철소 이동차설비를 수주한 데 이어 컨소시엄 파트너인 독일의 샬케 (Schalke)와 함께 코크스 이동기계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미 일본의 3위 규모의 종합상사인 소지츠(Sojitz)와 마케팅 에이전트계약을 맺었고 신일본제철 등 본격적인 일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케이아이씨는 지난 17일에는 S-Oil로부터 143억원 규모의 탈질설비를 수주, 친환경 플랜트 시장에도 진출했다. 탈질설비는 석유 화학공 장 등의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 중 질소산화물(No, No₂)을 환원제와 촉매를 사용해 저감시키는 설비다.

탈질설비는 2010년 1월1일부터 적용되는 대기환경보전법의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과 관련한 규제에 따라 산업용보일러, 발전 설비, 지역난방, 열병합발전소, 소각처리시설 등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케이아이씨는 이외에도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캐나다 오일샌드 설비와 탈질설비도 추가로 수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케이아이씨 관계자는 "최근 대형 플랜트 설비 계약으로 향후 매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올해 1300억원, 내년 2000억원의 매출목표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