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월들어 하루 변동폭 73원 '널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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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감소…소량 주문에도 '요동'
불안 심리ㆍ정부 늑장대응도 한몫
환율이 연일 널뛰기를 하고 있다. 평소 하루 10~20원 정도 움직이던 환율이 요즘은 하루 100원 이상의 급등락을 보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외환시장의 거래량 감소와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주요인이지만 정부의 늑장 대응도 환율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변동폭 10배 이상 증가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들어 이날까지 일일 원ㆍ달러 환율 변동폭은 72원60전에 달했다. 올 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평균 1000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원화가치가 하루 7% 이상 움직이는 '비정상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하루 환율 변동폭은 지난 7~8월만 해도 7~8원에 불과했지만 '9월 위기설'이 불거진 9월 25원가량으로 높아진 데 이어 10월 들어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다. 10월의 환율 변동폭은 8월(6원90전)의 10배가 넘는다.
이날도 외환시장이 열리자마자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104원가량 폭락했다가 30분 만에 100원가량 낙폭을 줄이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또 지난 10일에는 하루 환율 변동폭이 235원에 달하기도 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2월30일(495원) 이후 10년10개월 만의 최대 변동폭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이게 무슨 시장이냐"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
◆왜 이렇게 출렁이나
환율 변동성이 커진 가장 큰 이유는 거래량 감소다. 서울 외환시장의 거래량은 지난 7~9월 하루 평균 80억달러 안팎이었다. 하지만 10월 들어 50억달러 미만으로 줄었다. 이진우 NH선물 금융공학실장은 "거래량이 워낙 적다 보니 소량의 매매 주문만으로도 환율이 급등락한다"고 말했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안병찬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국제 금융시장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불안하니까 국내 시장 참여자들도 불안해하고 있다"며 "환율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 심리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정부 정책의 실패를 지적하기도 한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외화 자금난으로 환율이 급등할 때 정부는 '우리는 별 문제 없다'고 자신하다 뒤늦게 대책을 쏟아냈다"며 "환율 급등은 정부가 선제적 대응에 실패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결국 정부의 늑장 대응이 환율 변동성이 키웠다는 것이다.
또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외환시장의 거래내역을 일별 점검하고 투신권의 달러 환매수를 장외매매로 유도하기로 하면서 외환시장의 거래량이 급감했다"며 "정부가 시장 생리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정책을 편 것도 환율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불안 심리ㆍ정부 늑장대응도 한몫
환율이 연일 널뛰기를 하고 있다. 평소 하루 10~20원 정도 움직이던 환율이 요즘은 하루 100원 이상의 급등락을 보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외환시장의 거래량 감소와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주요인이지만 정부의 늑장 대응도 환율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변동폭 10배 이상 증가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들어 이날까지 일일 원ㆍ달러 환율 변동폭은 72원60전에 달했다. 올 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평균 1000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원화가치가 하루 7% 이상 움직이는 '비정상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하루 환율 변동폭은 지난 7~8월만 해도 7~8원에 불과했지만 '9월 위기설'이 불거진 9월 25원가량으로 높아진 데 이어 10월 들어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다. 10월의 환율 변동폭은 8월(6원90전)의 10배가 넘는다.
이날도 외환시장이 열리자마자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104원가량 폭락했다가 30분 만에 100원가량 낙폭을 줄이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또 지난 10일에는 하루 환율 변동폭이 235원에 달하기도 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2월30일(495원) 이후 10년10개월 만의 최대 변동폭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이게 무슨 시장이냐"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
◆왜 이렇게 출렁이나
환율 변동성이 커진 가장 큰 이유는 거래량 감소다. 서울 외환시장의 거래량은 지난 7~9월 하루 평균 80억달러 안팎이었다. 하지만 10월 들어 50억달러 미만으로 줄었다. 이진우 NH선물 금융공학실장은 "거래량이 워낙 적다 보니 소량의 매매 주문만으로도 환율이 급등락한다"고 말했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안병찬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국제 금융시장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불안하니까 국내 시장 참여자들도 불안해하고 있다"며 "환율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 심리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정부 정책의 실패를 지적하기도 한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외화 자금난으로 환율이 급등할 때 정부는 '우리는 별 문제 없다'고 자신하다 뒤늦게 대책을 쏟아냈다"며 "환율 급등은 정부가 선제적 대응에 실패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결국 정부의 늑장 대응이 환율 변동성이 키웠다는 것이다.
또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외환시장의 거래내역을 일별 점검하고 투신권의 달러 환매수를 장외매매로 유도하기로 하면서 외환시장의 거래량이 급감했다"며 "정부가 시장 생리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정책을 편 것도 환율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