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트로닉스의 외국계 소액 채권자가 지난달 말 대우일렉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옛 법정관리)을 법원에 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20일 대우일렉과 업계에 따르면 홍콩계 유동화전문회사로 대우일렉의 채권 4.2%를 보유한 우리페가수스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대우일렉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대우일렉에 500억원을 투자한 우리페가수스가 기업회생절차가 수용된 상태에서 대우일렉의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면 자사 배당률이 높아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페가수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거나 미지불 채권 및 임금이 있을 경우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우일렉의 자산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1조3800억원으로,부채 1조2700억원보다 많다. 회사 관계자는 "3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기업 여건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등 국내 채권은행들도 기업회생절차가 아닌 매각으로 대우일렉을 처리키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에 이번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채권단은 대우일렉 매각 입찰에 참여한 미국계 사모펀드 리플우드와 러시아의 디질런트 컨소시엄 중 한 곳을 빠르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