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들이 장염이나 폐렴 등의 질병에 걸리는 일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2006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산후조리원 질병 관련 상담사례 132건에 대해 전화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신생아가 산후조리원에서 질병에 걸렸다는 상담 사례는 2006년 63건, 2007년 44건, 올해 상반기 25건 등으로 건수는 줄었지만 전체 산후조리원 관련 상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0%에서 26.7%, 32.1%로 늘고 있다.

조사 결과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들이 가장 많이 걸린 질병(복수 응답)은 장염으로 74건(45.7%)이나 됐고 이어 폐렴(24건.14.8%), 감기(14건.8.6%), 패혈증.황달(각 9건.5.6%), 고열.설사.상처(각 4건.2.5%), 뇌수막염.요로감염.눈병.엉덩이 습진(각 3건.1.9%), 골절(2건.1.2%), 기타(6건.3.7%) 등이 있었다.

시기적으로 장염은 연중 지속적으로, 폐렴은 주로 11월∼이듬해 3월에 발병했다.

발병 시기는 산후조리원에 들어온 지 1주일 이내가 71.6%로 가장 많았고 8∼10일 사이가 12.8%, 11∼14일 사이가 11.9%였다.

한 아이에게 발생한 질병이 다른 아이에게도 동시에 발병했는지에 대한 조사에서는 '그렇다'는 응답이 67.6%였고 나머지는 '없었거나 모른다'고 답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출생 전 모체로부터 받은 항체가 소실되기 전인 6개월 이전에는 장염과 폐렴 등의 발생 빈도가 낮아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소비자원은 "그런데도 산후조리원에서 질병에 걸린 것은 아기의 건강상 문제라기보다 산후조리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발생 질병의 감염 경로와 예방대책 마련 등을 위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질병이 발생했을 때 산후조리원의 적극적인 대응은 미흡했다.

격리(18.6%)하거나 의료기관으로 이송(28.8%)한 경우는 47.4%밖에 되지 않았고 나머지는 자발적으로 퇴원(52.6%)했다.

치료비나 보상금 등을 한 푼도 받지 못한 경우도 58.0%나 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보건복지가족부에 산후조리원의 질병 발생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질병 발생 보고체계를 강화하도록 하는 한편 산후조리원의 소비자분쟁 해결 기준을 개정토록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