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作名 (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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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제임스무역 사장 seoulsusan@naver.com>
모든 것에는 이름이 있다. 사람,새,나무,꽃,자동차,책,빌딩 모두가 나름의 이름을 갖고 있다. 더 자세히 구별해서 부르기도 한다. 꽃 중에는 장미,국화 등으로.기실은 우리 인간들이 붙여 준 것들이지만.우리는 대상을 정확히 인식하기 위해 수만 가지 이름을 만들어 냈고 지금도 만들고 있다. 이름을 붙이는 대상은 사람들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다. 철수,영희 등 각자 이름을 만들어 남들이 불러 주기를 원한다.
그래서인지 각자의 이름을 짓는 데 몰두한다. 때로는 마치 이름이 그 대상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처럼 작명에 공을 들이기도 한다. 얼마 전 딸아이를 낳은 동생 부부와 함께 작명소를 찾았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할아버지가 이름을 지어 주셨는데 동생은 달랐다. 아기의 사주에 걸맞은(?) 완벽한 이름을 지어 줘야 한다고 작명소를 고집한 것이다. 작명소에서는 음오행,획수리,분파,용신보완 등 어려운 이야기가 마구 출몰했다. 무슨 아이 이름 하나 짓는데 이렇게 어렵나. 우리나라에 작명소가 많다더니 정말 실감이 났다.
이름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꼭 운명 결정론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부르기 쉽고 듣기 편하며 좋은 의미를 갖고 있는 이름을 갖고 싶어하는 것이다. 지금 TV를 켜 보자.수많은 이름이 나온다. 좋은 일에 끼여 있는 이름이 있는가 하면,그들의 부모님이 지어 주신 귀한 이름이 마치 길거리의 돌멩이처럼 함부로 다루어지는 때도 있다. 최근에 불명예와 동의어로 불려지고 있는 적지 않은 그 이름들은 혹시 대충 지어진 이름이 아닐까. 그들의 부모들은 지금의 치욕을 예상했을까.
우리가 반찬으로 흔히 쓰는 나물 중에 '숙주 나물'이라는 게 있다. 숙주는 600년 전인 조선 세조 때 고위 관리를 지낸 신숙주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숙주 나물이 된 이유는 이 나물이 잘 쉬기 때문이란다. 신숙주는 문종이 어린 단종을 도와주도록 맡긴 고명 대신이었다. 하지만 사육신과는 달리 세조,즉 수양대군 편에 붙어 단종을 몰아 내는 데 일조했다. 한글 창제에 참여했으며 영의정으로 네 차례나 공신 반열에 오른 신숙주가 한낱 나물을 통해 '변절'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나쁜 이름'을 남기고 싶은 사람은 없을 터다. 사람들이 '좋은 이름'으로 기억하도록 자신을 낮추는 일부터 하면 되지 않을까.
모든 것에는 이름이 있다. 사람,새,나무,꽃,자동차,책,빌딩 모두가 나름의 이름을 갖고 있다. 더 자세히 구별해서 부르기도 한다. 꽃 중에는 장미,국화 등으로.기실은 우리 인간들이 붙여 준 것들이지만.우리는 대상을 정확히 인식하기 위해 수만 가지 이름을 만들어 냈고 지금도 만들고 있다. 이름을 붙이는 대상은 사람들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다. 철수,영희 등 각자 이름을 만들어 남들이 불러 주기를 원한다.
그래서인지 각자의 이름을 짓는 데 몰두한다. 때로는 마치 이름이 그 대상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처럼 작명에 공을 들이기도 한다. 얼마 전 딸아이를 낳은 동생 부부와 함께 작명소를 찾았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할아버지가 이름을 지어 주셨는데 동생은 달랐다. 아기의 사주에 걸맞은(?) 완벽한 이름을 지어 줘야 한다고 작명소를 고집한 것이다. 작명소에서는 음오행,획수리,분파,용신보완 등 어려운 이야기가 마구 출몰했다. 무슨 아이 이름 하나 짓는데 이렇게 어렵나. 우리나라에 작명소가 많다더니 정말 실감이 났다.
이름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꼭 운명 결정론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부르기 쉽고 듣기 편하며 좋은 의미를 갖고 있는 이름을 갖고 싶어하는 것이다. 지금 TV를 켜 보자.수많은 이름이 나온다. 좋은 일에 끼여 있는 이름이 있는가 하면,그들의 부모님이 지어 주신 귀한 이름이 마치 길거리의 돌멩이처럼 함부로 다루어지는 때도 있다. 최근에 불명예와 동의어로 불려지고 있는 적지 않은 그 이름들은 혹시 대충 지어진 이름이 아닐까. 그들의 부모들은 지금의 치욕을 예상했을까.
우리가 반찬으로 흔히 쓰는 나물 중에 '숙주 나물'이라는 게 있다. 숙주는 600년 전인 조선 세조 때 고위 관리를 지낸 신숙주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숙주 나물이 된 이유는 이 나물이 잘 쉬기 때문이란다. 신숙주는 문종이 어린 단종을 도와주도록 맡긴 고명 대신이었다. 하지만 사육신과는 달리 세조,즉 수양대군 편에 붙어 단종을 몰아 내는 데 일조했다. 한글 창제에 참여했으며 영의정으로 네 차례나 공신 반열에 오른 신숙주가 한낱 나물을 통해 '변절'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나쁜 이름'을 남기고 싶은 사람은 없을 터다. 사람들이 '좋은 이름'으로 기억하도록 자신을 낮추는 일부터 하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