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or him 몸에 착 달라붙는 슬림한 정장, 조끼·단추 두 줄 달린 상의 유행

▶▶ for her 타탄부터 헤링본까지 체크무늬 열풍, 레이스 소재로 로맨틱 복고 스타일

올가을패션키워드는 '클래식'. 여성복은 물론 남성정장과 최근 핫아이템으로 급부상한 시계에 이르기까지 복고풍의 클래식 스타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 봄·여름을 강타했던 '맥시멀리즘(화려하고 과장된 장식)'이 수그러들면서 차분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클래식' 바람이 올 가을 패션계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시즌 남성복의 코드는 '슬림한 클래식'.특히 1920년대 자유롭고 감성적인 유럽문화의 영향을 받은 '유러피언 클래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몸에 착 달라붙어 몸매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몸을 따라 흐르는 실루엣이 두드러진다. 수트의 상의는 다소 짧아지고 어깨 모양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바지는 통이 좁아지고,허리부분에 주름을 한번 잡거나 아예 없는 노턱(no tuck)이 대세다. 특히 주목해야 할 패션 아이템이 있다면 바로 조끼(베스트)와 더블 브레스트(두 줄로 단추 달린 상의).베스트의 경우 조끼 라펠(깃) 부분에 칼러를 달거나 단추로 포인트를 준 제품이 인기다.

경기불황으로 극심한 침체기를 겪던 남성복 업계에는 '비즈니스 캐주얼'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삼성 등 대기업들의 자율복장 바람이 확산되면서 남성들 사이에서 비즈니스 캐주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비즈니스 캐주얼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자리잡은 트렌드지만 아직까지 한국 남성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패션 영역이다. 하지만 몇 가지 요령만 익혀두면 패션감각을 마음껏 뽐낼 수 있다. 재킷과 남방은 같은 색으로 하는 대신 다른 색의 바지를 입거나,바지와 남방은 같은 계열 색상으로 입고 재킷 색만 다르게 하는 식으로 코디하면 된다.

여성복에서는 1960∼1970년대 우아한 클래식 패션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실루엣에 고급스럽고 차분한 색상들로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내는 스타일이 인기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체크 무늬와 레이스 소재의 제품이 눈길을 끈다. 타탄체크부터 헤링본,하운드투스 등 다양하게 변형된 체크 무늬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패션 타이츠 등에서 볼 수 있는 페이즐리나 사이즈가 작은 플라워 프린트 등 잔잔한 무늬들이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로맨틱 복고 스타일이 부각되면서 보다 섬세하고 고전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레이스 소재도 인기.

남성복과 함께 시계에서도 클래식 바람이 거세다. 예전에 인기를 모은 유명 제품을 재현한 '레플리카 (Replica)'와 고전적인 디자인의 클래식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것.티쏘의 '헤리티지 2008',론진의 '콘퀘스트 레플리카',브레게의 '클래식 7137'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포켓워치는 인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강마에(김명민)가 차고 나오면서 클래식 패션을 완성시키는 액세서리로 각광받고 있다.

한편 여성들의 가방이나 아웃도어,골프복은 불황으로 우울해진 마음을 달래려는 듯 짙고 화려한 색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제는 아웃도어룩과 골프웨어도 트렌드에 맞춰 입어야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맞춰 각 업체들은 고기능성과 함께 화려한 디자인과 색상의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아웃도어룩의 경우 옐로·레드·퍼플 등 예전에 볼 수 없던 원색 계열의 색상에 슬림한 보디라인을 돋보이게 해주는 '유러피언'식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골프웨어도 필드에서 요구되는 기능성은 물론 일상 생활에도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형'제품들이 두드러지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