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국감…송재성 원장 "개선방안 강구"

정부가 추진 중인 '기등재 의약품 목록 재정비' 사업의 실시 시기와 평가 방식 등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지혈증치료제를 대상으로 실시한 시범사업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본 사업을 실시할 때 평가 방식과 추진 일정 등을 변경할 의사가 있음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송재성 심평원장은 21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일부 문제점이 드러난 상태"라며 "개선방안을 강구해 본사업을 실시할 때에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시범사업에 대해 제약업계와 의학계가 제기한 문제점을 일부 수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제약협회와 대한내과학회 등은 지난 5월 심평원이 고지혈증치료제에 대한 경제성 평가를 통해 건강보험 약값을 22.6~35.9% 낮추겠다고 통보하자 "충분한 근거도 없고,전문가의 의견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발했었다.

송 원장은 또 이날 "본사업에 대해선 평가 일정을 실현 가능하게 짜겠다"고 말해 당초 연내 고혈압치료제 등 3729개 의약품을 대상으로 실시키로 한 본사업 일정을 늦출 수 있음을 드러냈다.

앞서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도 지난 7일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이 "국내 특허기간이 남은 신약도 기등재 의약품 목록 재정비 대상에 넣는 것은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의지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자 "대상에서 유보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보겠다"고 답해 평가 대상 변경을 시사했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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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기등재 의약품 목록 재정비 사업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의약품의 약효를 재평가해 가격 대비 효과가 뛰어나지 않은 약품에 대해선 가격을 내리거나 아예 보험급여 목록에서 제외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