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만 12개 문열어…"2012년 500개 넘으면 포화"

올 들어 고(高)물가와 불황으로 대형마트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강'의 신규 출점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달에만 5개가 문을 열고 연말까지 7개가 더 들어선다.

이들 3사는 향후 3~4년간 해마다 10여개씩 공격적인 출점을 지속할 태세여서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대형마트 시장은 2012년께면 포화상태가 된다. 때문에 지역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다시 고개를 들고 마트시장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될 전망이다.

◆더욱 빨라진 출점 속도

이달 들어 이마트의 보령·안성·미아점,홈플러스의 부천 여월점이 문을 열었고 롯데마트가 4개월 만에 대전 노은점을 23일 개점한다. 또 연말까지 롯데마트 4개,홈플러스 2개,이마트 1개 등 7개 점포가 새로 문을 열어 4분기(10~12월)에만 12개 점포가 추가되는 셈이다. 지난 1~9월 신규 점포가 16개임을 감안하면 출점 속도가 한층 빨라진 것.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매장 면적 3000㎡ 이상) 수는 현재 375개.이마트 119개,홈플러스 112개,롯데마트 59개 등 '3강'이 77%인 290개에 달하고 농협하나로클럽(18개) GS마트(14개) 메가마트(6개) 코스트코(6개) 그랜드마트(4개)와 지방에서 1~3개 점포를 운영하는 군소업체의 점포 수가 85개이다.

◆한계 점포 수는 10만명당 1개

이미 대형마트가 포화상태인 선진국의 경우 미국은 인구 2만명당 1개,일본은 7만명당 1개꼴로 대형마트가 입점해 있다. 국내에선 대도시 인구밀도가 높지만 슈퍼마켓 편의점 등 소규모 틈새 점포가 많아 10만명당 1개를 한계로 보고 있다. 인구를 감안하면 470~520개가 포화상태라는 것.

노은정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부장은 "서울·수도권 및 광역시의 인구 밀집도,상권과 점포 간 거리,부지 확보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소득수준이 높아져도 10만명당 1개 이상으로 점포를 늘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2012년엔 500개 넘을 듯

홈플러스는 지난 20일 비전선포식에서 2012년까지 점포 수를 170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2012년까지 각각 160개,110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이미 확보한 단독 부지나 민자역사·복합쇼핑몰·주상복합상가 등에 입점을 추진 중인 것을 감안할 때 무난히 달성 가능하다는 게 각 사의 주장이다. 이 경우 3사 점포 수만도 4년 뒤 440개로 늘어나고,전체 대형마트 수는 최대 550개에 달해 한계 점포 수를 넘어선다.

대형마트들도 2012년을 고비로 점포를 더 늘리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부지 확보가 힘들고 160개 이상으로 점포를 확대하면 오히려 물류비 부담으로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후엔 중국 등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도 "100~110개가 국내 시장에서 대형마트 사업의 효율을 가장 높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