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그동안 뭐했나 ‥ "금융위기 소극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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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금융위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외화유동성에 이어 원화 유동성까지 악화되고 있지만 한은의 대응은 항상 한두 박자씩 늦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차입이 사실상 막히는 등 은행들의 외화 경색이 심해졌지만 정작 한은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외환스와프시장에 달러자금을 공급한 것은 21일이 처음이다.
원화 유동성 위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한은은 당초 지난 8월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각하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하지만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이달 초 금융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공조체제를 구축해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한은도 곧바로 뒤따라 기준금리를 내렸다. 시장에선 "금리를 올린 지 두 달 만에 내린 것은 결국 금리 인상 당시 통화정책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뜻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나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기업어음(CP) 금리는 7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연 7%대를 돌파하는 등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물론 한은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외환보유액을 털어 은행을 지원하는 것은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금리 정책도 물가 경기 경상수지 등 주요 거시변수가 충돌하는 상황이라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한은이 금융위기를 방조하는 것 같다"고 아우성이다. 또 지난 20일 국정감사에선 여야 의원들은 한은의 소극적 대응을 한목소리로 질타하기도 했다.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은 "한은의 결정이 해외 중앙은행들의 조치에 비해 매번 한발씩 늦고 있다"며 "최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것도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무소속 강운태 의원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지고 통계상의 통화량도 계속 늘고 있지만 시중에는 돈 가뭄이 심해지고 있다"며 "한국은행의 통화 신용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예컨대 지난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차입이 사실상 막히는 등 은행들의 외화 경색이 심해졌지만 정작 한은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외환스와프시장에 달러자금을 공급한 것은 21일이 처음이다.
원화 유동성 위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한은은 당초 지난 8월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각하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하지만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이달 초 금융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공조체제를 구축해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한은도 곧바로 뒤따라 기준금리를 내렸다. 시장에선 "금리를 올린 지 두 달 만에 내린 것은 결국 금리 인상 당시 통화정책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뜻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나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기업어음(CP) 금리는 7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연 7%대를 돌파하는 등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물론 한은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외환보유액을 털어 은행을 지원하는 것은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금리 정책도 물가 경기 경상수지 등 주요 거시변수가 충돌하는 상황이라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한은이 금융위기를 방조하는 것 같다"고 아우성이다. 또 지난 20일 국정감사에선 여야 의원들은 한은의 소극적 대응을 한목소리로 질타하기도 했다.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은 "한은의 결정이 해외 중앙은행들의 조치에 비해 매번 한발씩 늦고 있다"며 "최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것도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무소속 강운태 의원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지고 통계상의 통화량도 계속 늘고 있지만 시중에는 돈 가뭄이 심해지고 있다"며 "한국은행의 통화 신용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