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과학 수준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국의 과학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반면 일본은 역사가 길기 때문에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

2001~2003년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맷 존슨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물리학과 교수(60)는 22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총연합회 회관에서 현직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인 잉거머 룬스트롬 링코핑대학 교수(67)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존슨 교수는 "첫 발견인지 또 그 발견이 얼마나 중요성을 가지는지,새 분야를 개척했는지,사회에 얼마 만큼 영향을 줬는지 등이 심사에 고려된다"며 "현재 시점에서 이슈화된 연구분야보다는 오래 전에 기초적인 발견을 한 사람한테 상이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심사에 참여한 룬스트롬 교수는 "이번 노벨상 후보 중 한국인 과학자도 포함됐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규정상 말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노벨상 후보에 대한 심사과정부터 최종선정까지의 모든 과정은 50년간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이다.

그는 "노벨상 수상자 결정이 의미있는 발견 시점으로부터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원칙은 아니다"라며 "한국이 과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고 해서 그것 때문에 노벨상 수상이 늦어져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공정하게 후보자 추천을 받고 있는 만큼 과학적 성과만 뛰어나다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여부를 떠나 수상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