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케 통한 수출 올해까지 4억弗 넘어설 듯 … 초소형 공기청정기 '에어비타'도 세계에 알려

이길순 에어비타 대표는 2002년 개발한 초소형 공기청정기 '에어비타'로 중동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2005년부터 안간힘을 쏟았다.

중동 지역은 기후 특성상 냉·난방기를 많이 사용하는 만큼 탁해진 실내 공기정화를 위해 공기청정기 사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대표는 중동 현지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2년 이상 공을 들였다. 하지만 현지 바이어들은 '에어비타'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 때 찾아간 곳이 인케 제다 지부(의장 서호경).

이 대표는 지난해 초 제다에 마련된 '코리아 벤처갤러리'에 입점한 데 이어 지부의 도움으로 현지 업체와 독점계약까지 맺고 중동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게다가 아프리카의 세네갈,가나와도 수출 길을 텄다. 이 대표는 "아직 100개,300개,500개 단위로 소량씩 수출되지만 시장을 처음 개척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내년에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수출물량이 최소한 3만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인케(INKE·International Network of Korean Entrepreneurs;한민족 글로벌 벤처 네트워크)가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벤처기업들의 수출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로 발족 9년째를 맞은 인케가 지구촌의 수출 전진기지로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벤처산업협회는 올 연말까지 25개국에 39개 지부를 둔 인케를 통한 국내 벤처기업의 해외수출 규모가 누계로 4억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홍병철 인케 총회의장은 "그동안 인케 지부가 시장개척을 위해 기반을 닦아왔던 활동이 이제 가속도가 붙어 알찬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케를 통한 수출실적은 2005년 2000만달러가량이었으나 이듬해 1억달러로 5배 정도 늘었고 지난해에는 1억9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올해는 세계경기 침체로 다소 주춤한 상황이지만 상반기에 5000만달러를 넘겼다.
서승모 벤처산업협회장은 "올 연말까지 1억달러를 달성해 수출 누계로는 4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케는 또 올 상반기 800만달러 등 지난 3년간 총 1125만달러의 외국자본을 국내에 유치하는 성과도 올렸다. 국내 벤처기업의 현지법인 설립도 그동안 10건을 지원했다.

이러한 성과는 인케가 현지에 운영하고 있는 상설 마케팅 공간인 '코리아 벤처 갤러리'(Korea Venture Gallery)의 역할이 컸다. 코리아 벤처 갤러리는 모스크바와 제다 후쿠오카 상파울루 등 4곳에서 운영하며 60여개 국에 국내 벤처기업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올해에만 모스크바에서는 코디인터내셔널과 현대유비스의 내비게이션 500만달러어치를,제다에서는 한국엑센의 USB드라이브와 신일프레임의 액자,우리벽지의 벽지 등 총 600만달러어치를,후쿠오카의 경우 자콤인터내셔널의 위성수신기 1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도록 도왔다.

이뿐만 아니다. 개별 지부도 상당한 실적을 내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지부는 최근 국내 벤처기업의 휴대폰 영상 콘텐츠를 수출하는 계약을 성사시켜 국내 벤처기업의 남미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해줬다. 자카르타 지부는 인도네시아 주요 방송사업자인 MNC그룹의 한국형 T-DMB(지상파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 도입 사업을 돕고 있다.

벤처산업협회 관계자는 "인케가 국내 벤처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에 큰 역할을 하는 만큼 내년에도 인케 활성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벤처산업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는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인케 이사회 및 총회를 공동으로 개최한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