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표준 '위피' 수용 … 아이폰은 거부 ‥ 삼성ㆍSK텔 등과 출시시기 협의중

구글의 개방형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구글폰이 애플의 아이폰보다 국내 시장에 먼저 출시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휴대폰에 의무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 탑재를 구글이 받아들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존 래거링 구글 아시아·태평양 지역 모바일 부문 총괄책임자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뿐이며 기술적으로 안드로이드와 한국의 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인 위피를 함께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구글의 모바일 총괄 책임자가 한국의 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인 위피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폰으로 북미와 유럽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고 있는 애플은 위피 탑재를 거부,아이폰의 국내 출시 시기를 정부의 위피 탑재 의무화 폐지 시점으로 미루고 있다.

래거링은 "대만의 휴대폰 제조업체 HTC가 안드로이드를 탑재해 만든 첫 구글폰인 'G1'(사진)이 미국 시장에서 출시돼 공급물량이 하루 만에 모두 매진됐다"며 "구글폰의 한국 시장 출시 시기는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등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SK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와 함께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구글폰 출시에 대해 협의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개발을 위해 지난해 11월 결성한 OHA(개방형 휴대폰 동맹)의 설립 멤버다.

업계에서는 심비안과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모바일 등 다른 OS와 달리 안드로이드의 사용료가 무료여서 구글폰의 국내 상륙이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폰은 PC처럼 창을 띄워 놓고 검색은 물론 지도 검색,내비게이션,동영상 등 여러 가지 작업을 할 수 있다. 운영체제의 소스 코드가 모두 공개돼 있어 한국 등 어느 나라의 개발자든 이를 응용한 새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