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대회 홀별 평균타수 분석

국내 골프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홀은 어디일까.

한국프로골프협회 공식 기록을 집계하는 ㈜씨앤피에스에 따르면 올 시즌 국내 남자프로대회가 열린 골프장 가운데 아시아나CC 동코스 14번홀(파4)이 가장 어려운 홀인 것으로 드러났다.

14번홀의 4라운드 평균 스코어는 4.77타.파가 161개인 반면 보기는 185개가 나왔고 더블보기 이상도 60개나 쏟아졌다. 버디는 나흘간 고작 11개.100여명의 프로들이 공략해 하루 평균 2∼3개의 버디밖에 못 잡은 것이다. 아마추어들은 사실상 버디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홀은 전장이 440야드로 긴 데다 그린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그린의 언듈레이션이 많고 앞쪽으로 경사가 심해 내리막 퍼팅이나 어프로치를 해야 할 경우 뾰족한 '대책'이 없다.

여기서는 페어웨이우드나 롱아이언을 잡고 무리하게 그린을 겨냥하다가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 기가 막히게 잘 맞아 그린에 올라갔다고 해도 내리막 퍼팅이 남기 일쑤여서 그린 앞으로 안전하게 공을 보낸 다음 세 번째 샷으로 승부를 거는 게 유리하다.

아시아나 동코스는 14번홀 외에도 12번홀(4.69타)도 어려운 홀 3위에 올랐다. 12번홀(455야드)은 약간 왼쪽으로 굽어져 있다. 왼쪽 나무숲과 오른쪽이 모두 OB지역이고 보이지 않는 곳에 해저드까지 도사리고 있다. 그린도 까다롭다. 프로들 사이에 최종일 우승경쟁을 펼칠 때 12번홀에서 보기를 하거나 흔들리면 14번홀에서 발목을 잡힌다는 것이 정설이다. 코스 공략법은 '안전'뿐이다. '2온'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거리로 공을 보내는 자제력이 요구된다.

또 '악명' 높은 파4홀은 강원도 횡성의 오스타CC 남코스 16번홀로 평균 4.71타였다. 476야드로 긴 데다 오르막 경사가 있어 체감 거리는 더욱 멀게 느껴진다. 오스타CC 7번홀(479야드)도 4.58타로 프로들을 괴롭혔다. 이 홀은 해저드가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그린 뒤까지 휘감고 있다.

솔모로CC 체리코스 파4홀인 5번(473야드)과 8번(453야드)홀도 '공포'의 대상이다. 특히 5번홀은 나흘간 버디를 8개밖에 허용하지 않은 '짠돌이 홀'이었다. 그린 적중률도 전국 최저인 19.23%에 불과했다. 이 홀은 반듯하지도 않고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꺾여진 도그레그홀이다. 티샷을 할 때는 시야를 가리고 있는 그늘집을 넘겨야 하는 부담까지 따른다. 티샷이 잘 맞아 페어웨이에 떨어지더라도 그린에 올리려면 나무들이 가로막고 서 있는 'OB 골짜기'를 넘겨서 200야드 이상을 날려야 한다. 아마추어들은 티샷에서 일단 그늘집을 넘긴 다음 '2온' 욕심을 버리고 두 번째 샷을 우측으로 꺾어지는 지점으로 보내는 편이 좋다. 그리고 '3온'을 시도해 파나 보기를 노리는 전략을 구사하는 게 현명하다.

파3홀 중에서는 스카이72CC 오션코스 12번홀(252야드)이 3.45타로 가장 어려운 홀로 꼽혔다. 몽베르CC 브렝땅코스 4번홀(213야드)이 3.44타로 두 번째 어려운 파3홀로 나타났다.

오스타 남코스 파3홀인 6번홀(198야드)은 우측의 나무숲을 넘겨야 하고 3번홀(201야드)은 그린 앞까지 감싸고 있는 해저드를 가로질러 티샷을 해야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