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40여종 쏟아졌지만 … 기존제품으로 현상유지

'17차'(2005년)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2006년) '옥수수 수염차'(2007년).최근 3년간 음료업계를 주도한 히트상품 리스트다.

그렇다면 2008년은? 답을 찾으려 애를 써보지만 언뜻 머리에 떠오르는 제품은 없다.

음료 업계가 히트 상품 부재로 울상이다.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40여종의 신상품을 쏟아냈지만,이렇다할 히트상품은 전무한 실정이다. 경기 부진과 함께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 참신한 신제품을 내놓지 못해서다.

음료시장 최강자인 롯데칠성은 연초부터 '네퓨어 프리미엄 사과100''내몸에 흐를류''비오기전 봄녹차' 등 10여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중 판매실적이 가장 좋은 제품은 지난 3월 출시된 차음료 '내몸에 흐를류'로 지난 9월 말까지 100억원 정도가 팔렸다. 2006년 빅히트를 친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가 그해 2월 출시돼 연말까지 800억원이 팔린 것을 감안하면 비교도 되지 않는 실적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4분기 판매를 봐야겠지만 음료 비수기여서 히트상품 기준선인 연 매출 2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스테디 셀러 제품인 칠성사이다(2100억원) 펩시콜라(1300억원) 레쓰비(900억원) 등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해태음료도 '스위트에이드''진저에일''황후의 복분자' 등 10종 가까운 신제품을 내놨다. 이 중 매출이 가장 높은 제품은 지난 2월 출시된 저과즙 음료 '스위트에이드'로 지난달까지 70억원에 불과하다. 최근 '비타500''옥수수수염차' 등으로 재미를 본 광동제약은 '비타500스포츠C'를 올해 주력제품으로 내놓았지만 이렇다할 주목을 끌지 못했다. 동아오츠카는 올해 아예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신제품에 대해 예년과 비슷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지만 별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며 "기존 제품의 변형이 많아 새로운 느낌을 주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