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2일 한때 1100선이 무너지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으로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지고 있다. 글로벌 실물경기가 급속히 침체될 것이란 전망에다 해외에서 '엔캐리 트레이딩' 자금 청산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 등이 금융시장을 다시 흔들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100포인트 넘게 폭락한 1095까지 추락하다 장 막판 연기금의 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줄여 61.51포인트(5.14%) 떨어진 1134.59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장 초반 1400원까지 치솟다가 42원90전 오른 1363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정부의 원화 유동성 대책에도 불구하고 기업어음(CP) 금리는 0.02%포인트 오른 연 7.16%에 마감됐고,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0.01%포인트 오른 연 6.15%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혼란은 금융위기의 상처가 채 수습되기도 전에 실물경기의 심각한 위축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은행들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는 외신이 전해진 뒤 주가는 폭락세로 돌아섰다.

한편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급등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5년 만기 한국 외평채 CDS 프리미엄은 21일(뉴욕 현지시간) 전날보다 25bp 오른 420bp까지 급등했다. 이는 한국의 금융상황에 대한 국제금융시장의 우려를 반영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아이슬란드 아르헨티나 등이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한국 등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CDS 프리미엄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6.79% 급락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틀째 하락해 다시 1900선 밑으로 밀렸다. 아시아에 이어 열린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도 기업들의 실적부진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로 9000선이 붕괴되며 급락세로 출발했다. 주요 유럽 증시도 4% 이상 하락했다.

백광엽/주용석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