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15㎞이상 달리는 중형차, 가격 3000만~4000만원대

2000㏄급 중형차이면서 ℓ당 15㎞ 이상을 주행하는 연비 1등급 수입차가 잇따라 선뵈고 있다. 기름값 급등에 경기침체 심화까지 겹치면서 차량 유지비를 깐깐하게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모두 경유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게 공통점이다.

푸조를 수입,판매하는 한불모터스는 고연비 신차인 '308SW HDi'와 '308 HDi'를 지난 22일부터 팔기 시작했다. 연비는 ℓ당 15.6㎞,배기량은 1997㏄다. 푸조의 첫 8세대 모델이며,가격은 3650만(308 HDi)~3960만원(308SW HDi)이다.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308SW HDi는 최고출력 138마력에 최대토크 32.6㎏·m의 힘을 발휘한다. 308 HDi는 해치백(뒷문을 위로 여는 차량) 스타일이다.

푸조 디자인을 총괄하는 키스 라이더 디자인 디렉터는 "이번에 출시한 308 모델들은 앞창 유리와 지붕을 대형으로 만들어 채광효과를 극대화한 게 특징"이라며 "뒷좌석과 트렁크의 공간 활용성도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크라이슬러 코리아는 지난 21일 연비 15.2㎞/ℓ인 세브링 터보 디젤을 출시했다. 국내에서 팔리는 중형 세단만 놓고 보면 연비가 가장 좋다. 미국차 연비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킬 대표 모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동력 성능도 좋은 편이다. 최고출력 140마력에 최대토크 31.0㎏·m의 힘을 낸다. 6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으로 장착됐고,진동과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6월 중형세단 파사트의 고연비 신모델을 내놓으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파사트 2.0 TDI의 공인연비는 ℓ당 15.1㎞.실제 주행 때 연비가 더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연료를 고압으로 분사하는 시스템을 채택해 휘발유차 수준의 정숙성을 갖췄다. 작년 한햇동안 1249대가 팔렸으며,올 상반기에도 636대가 판매돼 수입 디젤차 가운데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동키 없이 중앙 잠금 전달장치를 연결 장치에 꽂으면 시동을 걸 수 있는 인공지능 푸쉬앤고 시스템도 장착했다. 차가 정지했을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되는 오토홀드 기능도 있다. 가격은 4450만원이다.

폭스바겐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링 모델인 골프 2.0 TDI는 2000㏄급 차량 중 최고 연비를 자랑한다. 1ℓ를 주유하면 15.7㎞를 달릴 수 있다. 골프는 강력한 성능 면에서도 높게 평가된다.

최고출력 140마력에 1750~2500rpm의 낮은 회전대에서 최대토크 32.6㎏·m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불과 9.3초다. 가격은 3120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연비가 ℓ당 15㎞ 이상인 1등급 차량을 구입하면 기름값만 절약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연비 1등급 차량에 대해 경차와 동일한 세제 혜택은 물론 고속도로 통행료와 공영주차장 요금 50% 감면 등 여러 지원책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