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이 겪고 있는 유동성 경색이 은행에 대한 대외차입 보증 등 정부지원책에 힘입어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국내 외환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해외로부터 공급되는 달러 유동성이 조금만 늘어도 원달러 환율이 급락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2일 '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각국의 구제금융조치가 효과를 발휘하는 올해 말 이후에는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소는 "각국의 구제금융이 확대되고 달러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세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경상수지도 국제유가 하락과 내수 부진 등으로 올해 4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지난 9일 균형 환율을 1002원으로 제시하며 환율이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전반적인 외화 원화 유동성 경색은 정부당국의 유동성 지원과 은행에 대한 대외차입 보증 등에 따라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기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에 관해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가계부채의 낮은 연체율,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의 낮은 유동화 비율 등으로 인해 미국과 같은 강도 높은 금융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적다"며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파급효과도 작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환율과 주가의 높은 변동성이 여전히 실물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금융불안이 점차 진정되면서 심각한 경기침체는 모면할 수 있겠지만 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서서히 가시화될 것"이라며 "당국은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환율의 변동폭을 줄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실물 측면에서는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기존의 감세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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