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 폭락으로 원달러 환율이 사흘째 폭등하면서 종가기준으로 10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8원(3.36%)이 급등한 1408.8원으로 마감됐다.
이같은 환율 레벨은 1998년 6월17일 이후 10년4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 사흘동안 환율은 무려 93.8원이 폭등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경기침체 우려 속에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한데다 이머징 자산들에 대한 청산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이머징 통화들이 급락한 영향으로 전날보다 57원이 급등한 1420원으로 장을 출발했다.

이후 불안 심리를 반영하듯 '묻지마'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1436원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 레벨부터는 차익실현이 쏟아지면서 1400원대 초반으로 밀렸다.

오후들어 거래가 뜸한채 한때 1400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바로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14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선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84.88p가 급락한 1049.71으로 105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26.58p가 폭락한 308.95로 마감됐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73억원, 38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반면 개인 140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앞서 간밤에 열린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잇따른 실적 악화 발표로 또 다시 다우지수가 9000선이 허무하게 무너지면서 8500선대로 추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 보다 514.45p(5.69%) 하락한 8519.21 을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이날 장 마감 직전 한때 698p까지 떨어졌다가 막판 다소 회복했다.
나스닥은 80.93p(4.77%) 하락한 1615.75를, S&P 500 지수는 58.27p(6.10%) 내린 896.78로 마감됐다.
900선대가 무너진 S&P 500 지수는 지난 2003년 4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단기 저항선이 될 것이라 믿었던 1400원선이 힘없이 무너졌다"면서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확산되면서 투자심리를 극도로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심하게 떨어진 상황"이라면서 "일각에서는 정부의 시장개입과 함께 환율이 급락할 수 도 있다는 전망도 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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