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오르니 미주 교포 송금 급증

최근 환율 급등으로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해외교포,특히 미주지역 교민들의 송금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달러당 1090원 수준이던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서면서 30% 가까이 달러 가치가 높아진데다 국내 주식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국 현지 법인인 우리아메리카에서 국내 본점으로 송금한 액수가 8860만달러로 지난해 10월의 1716만달러에 비해 4.16배 늘었다. 지난달 송금액수도 8720만달러로 작년 9월의 3078만달러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우리아메리카의 최근 두 달간 송금액수는 1억7580만달러로 올 들어 전체 송금액수 6억3253만달러의 30%에 달해 최근 송금건수와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도 미국 법인으로부터의 송금규모가 이달 들어 3985만달러로 지난해 10월의 1562만달러에 비해 2.5배로 늘었다. 송금건수도 151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79건보다 크게 증가했다.


신한아메리카 관계자는 "현 추세대로 라면 월말까지는 최소한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가진 한국의 정기예금 등에 달러를 예치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상품도 시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욕에서 대형 식당을 운영하는 한 교민은 "최근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떨어졌고 환율은 크게 올라 큰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투자에 나서는 교민들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 송금에 대한 교민들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은행들도 교포를 대상으로 한 외화유치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교민들을 상대로 글로벌 자산관리 세미나를 개최,국내 투자에 따른 송금 및 세금문제 해결 방안을 설명했다.

신한은 24일 캐나다 토론토에 이어 일본의 도쿄와 오사카에서도 교포 자금 유치를 위한 투자설명회를 조만간 열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환율 및 금리 혜택 등 투자의 장점을 소개해 교포자금을 적극적으로 국내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민들의 관심이 커지자 뉴욕 총영사관은 구체적인 투자 방법과 절차를 소개한 안내 자료까지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특히 송금 액수나 주식,채권,부동산 등 투자분야에 제한이 없으며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나중에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