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개념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요즘 멜라민 때문에 온 국민이 떨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먹은 것들,특히 커피 때문에 손가락을 넣어서라도 몽땅 게워내고 싶다. 이젠 뭘 먹더라도 안전할 수 없다는 공포 때문에 꼭 원산지 표시를 까뒤집어 봐야 한다. 소싯적 학창시절,어린이회의 시간 생활목표에 단골로 나오던 주제가 '국산품을 애용하자'였다. 그 실천사항으로 '미제를 쓰지 말자' 등등 외제라면 사족을 못 쓰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장사꾼들이 '국산'이라고 강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도 간간이 표백제를 넣는다는 둥,더러운 발로 밟는다는 둥 이런저런 얘기들을 들었지만 직접 보지 않은 이상 모른 척하고 그냥 먹어줬다. 채소를 못 믿으니 직접 밭에 심어 먹어야 되고,생선이 먹고 싶으면 바다로 가서 잡아야 할 판이다.
멜라민은 그동안 그릇 이름인 줄만 알았다. 그런 멜라민이 커피에 들어 있다니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커피믹스 애호가들은 멜라민이 들어 있는 커피크림이 자기 목구멍으로 꾸역꾸역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어이가 없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마시는 모닝커피에서부터 하루 일과를 마치기까지 보약처럼 마셔댄 커피.라면을 먹고도 커피는 마셔줘야 했고,직장인들은 점심식사 후에 커피자판기가 부른 것처럼 그 주위로 모여들었으나 지금은 차 끊어진 대합실처럼 썰렁하기 그지없다. '다방 커피'라고 불리며 각광받던 자판기 커피 전성기는 그렇게 가버렸다.

"커피에 멜라민 아니라 멜라민 할애비가 들어갔대도 마셔야 돼.난 아무리 몸에 나쁘다고 해도 마실 거야.먹다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대잖아."

그런데 도대체 그놈의 멜라민이 우리 몸에 얼마나 위험한 걸까? 커피믹스 1개에 커피크림의 양이 약 5g이라서 하루 4000잔 이상을 먹어야 유해성이 나타날 수 있다니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커피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는 기호식품이다. 그런데 이 커피가 성 욕구를 감소시킨다는 둥 증가시킨다는 둥 말들이 많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부교감신경을 억누르는 역할을 하는데 이 부교감신경이 성행위와 관계된 부분을 담당한다. 바쁜 일과 중에 마시는 커피 한잔은 은은한 향기처럼 여유를 갖게 하고,적당량의 카페인은 피곤하거나 권태로운 감정을 달래주기도 하지만 지나친 카페인 섭취는 심장이 뛰고 잠도 잘 안 오며 불안증세에 빠지게 만든다. 게다가 카페인이 아데노신의 활동을 억제하기 때문에 평상시의 음경해면체 강도를 떨어뜨리고 발기력도 저하시킨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남성도 사그라진다는 얘기다. 1674년 런던의 한 여성단체는 커피를 금지시키는 것만이 자신들의 성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며 런던 시장에게 커피를 팔지 못하도록 탄원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커피를 마시면 변강쇠가 된다는 주장도 있다. 에티오피아의 칼디라는 목동이 염소가 붉은 열매를 따먹고서 흥분하는 광경을 보고 커피를 발견했듯이,커피의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성욕을 증가시키고 활동 능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정자의 운동성을 향상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커피는 사람을 흥분시키고,불안과 공포감,긴장된 분위기나 스트레스를 없애주기 때문에 뛰어난 정력제라는 것이다.

성욕과 성 기능에 대한 커피의 효능은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숙제로 남지만 그 맛에 대한 유혹은 누구도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무시하고 계속 커피 맛을 즐기기에는 왠지 켕기는 구석이 있다. 사실 중년들의 밤일은 잘 되기보다는 안 될 때가 많은 편이어서 아무리 커피가 고파도 커피를 마실까 말까,마신다면 얼마나 마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커피를 미치도록 마시고 싶을 때는 두루미가 접시의 커피를 마시듯 아껴 마시고…이 가을에 아내는 남편을 위하고 자기를 위하는(?) 세상에 하나뿐인 차를 푹푹 다려 걸쭉한 진국을 투박한 머그잔에 두 손으로 대령하면 어떨까? 남편을 잘 먹여 놓고 바랄 걸 바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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