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퍼줘도 더 달라는 건설업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건설업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데 정부는 실효성 없는 대책만 내놓고 있습니다. '10ㆍ21 대책'은 주택업계 현실과 동떨어져 기업을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넘어뜨릴 가능성마저 있습니다. "
중견 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 김영수 회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 대책에 고마워하기는커녕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 회장은 한국토지공사가 택지를 환매해 줄 경우 계약금까지 돌려주고 대한주택보증과 대한주택공사가 미분양 주택을 사줄 때도 너무 싼값에 사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일시적 2주택자 허용기간을 3년으로 연장해주고 서울 강남권을 뺀 전 지역을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며 미분양 주택매입 자금을 2조원에서 10조원으로 늘려 달라고 했다.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고 일정 기간 보유했을 때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이른바 '특례 아파트'의 부활까지 건의했다. 협회의 다른 임원은 아예 "지금은 투기가 일어날 시기가 아니니 주택관련 규제를 다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의 처지가 다급하기는 하다. 미분양 주택은 7월 말 현재 16만595가구로 1993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대치다. 현재 '부도괴담'이 도는 유명 건설업체만도 열 손가락으로는 부족하다. 건설산업이 전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지원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지원에 앞서 선행돼야 할 것이 있다. 건설업체의 자구노력과 반성이다. 건설업계가 구조조정 등의 자구노력을 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제대로 된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고분양가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 여전하다는데도 땅값이 비싸서 어쩔 수 없었다는 말로 어물쩍 넘어갔다.
건설업체들은 아파트 건설부지를 살 때 중도금은커녕 심지어 계약금조차 금융회사에서 빌려서 냈다.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하면서 큰 돈을 벌다 지금 와서 손해를 보게 생겼으니 정부가 책임지라는 얘기다.
건설업계가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세금을 내는 국민을 먼저 이해시켜야 한다.
박종서 건설부동산부 기자 cosmos@hankyung.com
중견 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 김영수 회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 대책에 고마워하기는커녕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 회장은 한국토지공사가 택지를 환매해 줄 경우 계약금까지 돌려주고 대한주택보증과 대한주택공사가 미분양 주택을 사줄 때도 너무 싼값에 사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일시적 2주택자 허용기간을 3년으로 연장해주고 서울 강남권을 뺀 전 지역을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며 미분양 주택매입 자금을 2조원에서 10조원으로 늘려 달라고 했다.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고 일정 기간 보유했을 때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이른바 '특례 아파트'의 부활까지 건의했다. 협회의 다른 임원은 아예 "지금은 투기가 일어날 시기가 아니니 주택관련 규제를 다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의 처지가 다급하기는 하다. 미분양 주택은 7월 말 현재 16만595가구로 1993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대치다. 현재 '부도괴담'이 도는 유명 건설업체만도 열 손가락으로는 부족하다. 건설산업이 전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지원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지원에 앞서 선행돼야 할 것이 있다. 건설업체의 자구노력과 반성이다. 건설업계가 구조조정 등의 자구노력을 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제대로 된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고분양가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 여전하다는데도 땅값이 비싸서 어쩔 수 없었다는 말로 어물쩍 넘어갔다.
건설업체들은 아파트 건설부지를 살 때 중도금은커녕 심지어 계약금조차 금융회사에서 빌려서 냈다.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하면서 큰 돈을 벌다 지금 와서 손해를 보게 생겼으니 정부가 책임지라는 얘기다.
건설업계가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세금을 내는 국민을 먼저 이해시켜야 한다.
박종서 건설부동산부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