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쓰나미' 40일, 금고로 숨은 큰손들
지난 9월15일 세계 4위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격동의 롤러코스터에 올라탔다. 주식 시장 참가자들은 공포에 떨며 투매행렬에 나섰다. 흡사 전장을 피하는 피난민을 연상케 한다. 미국 다우지수는 9000선이 무너졌고,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전고점 대비 반토막이 나 3년여 만에 1000선이 붕괴됐다. '리먼사태'는 100년 만에 찾아왔다는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그후 격동의 40여일 동안 주식 투자자들은 치유가 쉽지 않은 화상을 입었다. 그 와중에서 자금력 있는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쪽으로 체중을 옮기면서 후일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격동의 40일을 재구성해 봤다.

리먼사태 이후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8%에 육박하면서 은행 정기예금으로 10조원 넘는 돈이 몰렸다. 고리의 은행 후순위채나 카드채에도 수천억원의 자금이 들어오고 수시입출금식예금(MMDA)도 10조원 이상 불어났다. 반면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1조원 이상이 빠져 나갔다. 시중자금은 당분간 안전자산 쪽으로 계속 흘러들어갈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예금이나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이 그나마 대안이 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에 남아 있다면 경기방어주나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우량주에 국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