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경제도 요동치고 있다. 제2의 IMF가 도래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과 더불어 기업과 직장인의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냉철한 현실 인식과 미래에 대비한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반드시 온다는 긍정적 사고,김남조 시인의 시구처럼 '가을 햇볕에 눈물을 말리는' 담담한 여유도 있으면 좋겠다. 직장인에게 힘과 용기,기업에는 기본과 원칙을 돌아보게 하는 책 몇 권을 소개한다.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인생이란 때로 고통스럽지만 신념을 잃지 않으며,마음과 직관을 따라가는 용기를 가지라'고 말했다. 《용기》(유영만 지음,위즈덤하우스)는 7개의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주인공을 통해 희망으로 가는 용기의 힘을 일깨워준다. 저자는 우리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실수할까봐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며,모든 위험과 위기에서 탈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면으로 맞서서 도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성공한 CEO들의 공통점은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를 용기 있게 건너간 것이라고 말한다.

"되풀이되는 일상과 너무 익숙해진 직장생활 속에 맥없이 묻히지 말고,나를 그토록 벅차게 했던 첫 마음을 기억하라.리더로서의 첫 마음을 떠올리는 순간,어떤 어려움도 이겨 나갈 '열정'이 그대의 가슴을 두드릴 것이다. " 《백만불짜리 열정》(이채욱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 GE코리아 회장 출신인 저자는 열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열정을 뜨거운 삶의 에너지로 바꾸기 위한 성공 체크 리스트 26개를 소개한다. '인생로드맵 설계방법,직관과 통찰력을 겸비하는 법,인간관계의 노하우,스스로 행운을 만드는 방법' 등 CEO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인생과 경영의 노하우가 가득하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한창이다. 스포츠 세계는 개인 또는 조직의 대결이면서 비교적 단시간에 승부가 나는 게임이라 자신감의 효용성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스포츠와 기업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자신감》(로자베스 모스 캔터 지음,허영은 옮김,황금가지)에서는 반복되는 실패를 벗어나 계속 이기는 법,연패를 피하고 연승을 만드는 방법을 들려준다. 저자는 '이기는 비결이란 두 번 연속해서 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단순한 공놀이부터 복잡한 사업 및 정치 상황에 이르기까지 공통점은 인간에 관한 보편적 진실인 '사람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 때 위기를 극복한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지금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최고의 경영석학은 어떤 말을 할까? 한국의 경영 대가 1위에 오른 윤석철 한양대 석좌교수는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에서 '나는 남들이 덜 간 길을 택했고,그것이 모든 차이를 만들었구나'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프런티어 정신을 강조한다. 《경제 경영 인생 강좌 45편》(윤석철 지음,위즈덤하우스)은 조직의 기본이자 핵심인 사람과 일에 대한 이해와 가치 정립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것을 갖출 때 인간과 관계된 모든 근간이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철학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욕심만 덜어도 훌륭한 경영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오래 전부터 기업가 정신을 강조한 경영자가 있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은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은 '기업가 정신'이라고 말한다. 특히 현재와 같은 침체기에는 고객 불만을 해소하면서 좋은 환경이 왔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안철수 지음,김영사)는 그가 지키고자 하는 원칙과 철학을 비롯해 기업의 존재 의미와 경영원리,경영자와 인재의 조건,비즈니스의 미래에 대해 자세하게 들려준다. "언젠가는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다가 별 너머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을 들으면 숙연해지게 마련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일단 생존해야 미래를 모색할 수 있다.《인생이 내게 준 선물》(유진 오켈리 지음,박상은 옮김,꽃삽)의 저자는 세계적인 회계법인 KPMG의 최고경영자였다. 그는 30여년을 KPMG에 몸담았고 회장에 취임한 지 3년이 못 되어 뇌암 말기 진단을 받고 90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과거에 매몰되거나 미래에 압도된 삶보다는 현재의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남겼다. 이렇게 하면 현재도 잘살 뿐 아니라 언젠가 현재로 다가올 미래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 대표 ktkang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