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에도 전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 전망이 확산되면서 국제유가가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원유(WTI)는 3.69달러(5.4%) 떨어진 배럴당 64.15달러에 장을 마쳤다. 작년 5월31일 이후 최저치다. 이로써 WTI 가격은 지난 7월11일 배럴당 147.27달러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3개월여 만에 56%나 추락했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2.07달러 내린 배럴당 56.47달러로 마감했다.

OPEC이 감산을 결정했지만 유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OPEC 회원국들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가 급락 대책을 논의하는 긴급회담을 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 누마이미 석유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다음 달 1일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15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OPEC이 감산하는 것은 2006년 12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경제정보 업체인 DTN의 데린 뉴섬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수요가 얼마나 줄어들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장은 공급 문제에 별 관심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가(WTI 기준)가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매쿼리퓨처스의 나우먼 바라캐트 부사장은 "유가가 곧 배럴당 50달러 선을 시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12월 인도분 금값은 최근 급락에 대한 반발 매수세로 15.60달러(2.2%) 오른 온스당 730.30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금값은 장중 한때 온스당 681달러까지 떨어지며 작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