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엔아이씨, 끓여서 얻는 새 공정 개발…오염 줄이고 수율 높아

기존의 열분해 재생유 기술보다 친환경적으로 더 많은 양의 기름을 추출할 수 있는 생산방식이 개발됐다.

열분해 재생유 전문업체 그린엔아이씨(대표 박인표)는 폐비닐,폐타이어 및 폐엔진오일 등에 포함된 기름 성분 중 80% 이상을 추출해 등유급의 재생유를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시설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열분해 재생유는 합성수지나 폐유 등 폐기물을 가열해 기름 성분을 뽑아낸 재생에너지로 보일러용 연료로 쓰인다.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회사는 7년간 약 1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국내에서 연간 나오는 폐기물은 폐비닐 500만t,폐윤활유 33만t,폐타이어 230만개에 이른다. 이 중 재활용률은 폐비닐이 21%,폐윤활유가 67%,폐타이어는 80%에 이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 설비를 이용하면 연간 6000억원에서 1조원가량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엔아이씨의 기술은 촉매반응을 이용한 저온 가열 방식과 폐비닐, 폐타이어,폐유를 한꺼번에 넣고 기름을 추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백금과 마그네슘을 주된 원료로 특수촉매를 만들어 400도 이하의 온도에서 원료를 태우지 않고 '끓이는' 방식으로 재생유를 얻는 데 성공했다. 폐기물 무게 대비 1% 미만의 촉매만 있으면 재생유를 뽑아낼 수 있어 연료 절감 효과도 작지 않다. 폐기물 1t기준 약 5㎏의 촉매로 800∼900ℓ까지 기름이 나온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름 수율이 원료에 포함돼 있는 양의 80%에 달한다"며 "태우지 않는 만큼 매연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남은 10%가량의 찌꺼기는 반응로 열원으로 쓴다. 기존 기술은 기름을 분리하기 위해 최소 700도 이상으로 재료를 가열하는 과정에서 가스 성분이 공중으로 날아가는 바람에 수율이 40% 수준에 그쳤다. 이 회사의 정일성 연구소장은 "기존 방식은 높은 연소열로 인해 소각로의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갖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폐비닐과 폐타이어,폐유 등을 따로 처리하지 않고 반응로에 함께 넣어 기름을 뽑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투입하는 비율에 따라 촉매배합 비율만 바꾸면 된다. 기존 기술은 원료별로 추출법이 달랐다.

이 기술은 가정에서 배출한 비닐과 농촌에서 나온 흙 묻은 폐비닐 등을 바로 반응로에 투입할 수 있어 공정이 간편하고 원료가공비도 들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폐비닐에서 재생유를 추출하려면 폐비닐을 가열하고 압축해야 했다. 회사 관계자는 "폐기물을 묻거나 태우는 데 드는 t당 약 10만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설 설치비도 3t 처리 기준 약 10억원으로 기존 시설보다 3분의 1가량 저렴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회사 관계자는 "3t급 장비가 개발됐고 15t급 시설도 곧 완성된다"고 밝혔다. 3t급 장비 가격은 대당 10억원대.

회사의 재생유는 한국석유품질관리원의 성분검사에서 난방용으로 무리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기업 정유사의 성분검사에서도 탈황 등 정제 과정을 거치면 보일러용 등유급으로 쓸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박인표 대표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이라며 "유가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