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10년간 佛분유만 고집
한국인 직원이 품질 직접관리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화베이성 랑팡시.국내 제과업계의 대표적 해외 진출 성공 사례로 꼽히는 오리온 초코파이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오리온이 '하오리여유(好麗友,'좋은 친구'라는 뜻)'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초코파이를 생산,판매한 것은 올해로 10년째.올 상반기 시장 점유율 50%로 중국 파이류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최근 멜라민 파동은 오리온의 위상을 한층 높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유명한 다국적 제과 업체 중 상당수가 멜라민 검출로 곤욕을 치렀지만 오리온 제품에서는 지금까지 멜라민이 일절 나오지 않았다.

"맛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최고급 프랑스산 분유 원료를 사용한 덕에 이번 멜라민 파동을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김흥재 오리온 중국법인 사장)

오리온은 한국에서 프랑스산 분유를 사용해 초코파이를 만든다. 하지만 10년 전 중국 진출 초기에는 프랑스산에 비해 가격이 3분의 1에 불과한 중국산을 썼다. 그러나 중국산으로는 초코파이 특유의 단맛을 낼 수 없었다. 이에 다른 중국 업체 12곳의 분유를 상대로 맛 테스트를 거쳤다. 하지만 결국 프랑스산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에 도달해 그 후로 프랑스 업체인 '유로선(Euroserum)'의 분유만을 고집해 왔다. 김 사장은 "가격의 유혹에 못 이겨 품질을 접었다면 우리 역시 이번 멜라민 파동에 휩싸였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오리온 초코파이 공장은 중국 내 가장 모범적인 식품 공장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중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 격인 상품검사국이 올 연말 중국을 방문하는 유럽 식품업체 시찰단에 오리온 공장을 모델 케이스로 소개키로 한 것이다.

김 사장은 "중국 진출 당시 300만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이 올해는 2억5000만달러(약 3600억원)로 80배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파이류와 껌,스낵을 합해 2013년까지 중국에서 매출 1조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워놨다"고 밝혔다.

베이징=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