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부족 계좌 급증 … 추가증거금 미납땐 강제환매

주가 폭락으로 펀드도 '깡통 계좌'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투자한 펀드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던 투자자 대부분이 증권사들로부터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을 요구받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938까지 떨어져 35%나 급락하면서 펀드 담보 부족 계좌가 나오고 있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펀드 자산의 50%까지 대출해주는 펀드 담보대출은 담보 유지 비율이 대출액의 140% 이하로 떨어지면 마진콜을 당하게 된다. 가령 1억원을 주식형펀드에 투자해 5000만원을 대출받은 투자자는 펀드 자산이 700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 증거금으로 현금을 추가로 채워넣어야 한다.

지수가 900선까지 떨어짐에 따라 코스피지수 1300~1500선에서 펀드에 가입해 대출을 받은 투자자들까지 마진콜을 요구받게 된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 대출자금을 다시 펀드에 넣어 '물타기'한 투자자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마진콜에 응하지 못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강제 환매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펀드 담보대출의 담보 부족에 따른 강제 환매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펀드대출 자금은 약 3300억원(9월 말 기준),은행의 경우는 약 2조원(6월 말 기준)에 이른다. 은행은 증권사와 달리 펀드와 함께 다른 담보를 함께 잡은 대출금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은 고객들의 신용등급을 파악하고 있어 강제 환매 사례는 많지 않다"며 "증권사의 펀드 대출 규모도 크지 않고 투자자 대부분이 마진콜에 응하고 있어 강제 환매에 따른 시장 악영향은 미미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