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하늘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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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지옥ㆍ환란 겪은 40대 "우린 魔낀 세대" ‥ 시장 무너질때 경고 없어 … 애널들 뭐했나
"하늘이 무너졌다. "
코스피지수가 기어이 세 자릿수로 무너지자 인터넷 투자카페와 증권정보사이트에는 망연자실한 개인투자자들의 절규가 쏟아지고 있다.
외환위기 때와 똑같은 주가 폭락사태를 10년 만에 다시 겪고 있다는 40대 초반의 한 투자자는 "사상 최악의 입시지옥과 취업전쟁을 거쳐 이제 허리를 좀 펴나 했더니 악몽같던 외환위기 때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며 "정말 마(魔)가 낀 세대인 모양"이라고 신세를 한탄했다.
주식 및 펀드투자를 권유했던 증권사와 투신사를 원망하는 글도 쏟아지고 있다. 1300선이 바닥일 줄 알고 매수에 나섰다가 1주일여 만에 투자원금 6000만원을 대부분 날렸다는 한 투자자는 "요즘 제일 잘나가는 운용사가 '한강투신'이라더라"면서 "전세계 주식시장이 줄줄이 무너지는 동안 주식을 정리하라고 조언한 전문가는 단 한명도 없었다. 애널 보고서도 믿지 말고 기술적 반등도 노리지 마라"며 울분을 토했다. '미남엄마'라는 아이디의 한 주부는 "펀드에 전세자금 5000만원을 투자했다 손실을 봐 이혼까지 걱정하고 있다"며 "증권사 직원이 너무 원망스럽다"고 하소연했다.
김모씨(28)는 "결혼자금을 불리려고 주식에 투자했다가 원금까지 모두 잃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담담할 따름"이라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월급을 타면 적금이나 들 예정"이라며 씁쓸하게 글을 마무리했다.
공허한 마음을 우스갯소리로 달래는 투자자들도 있다. '은하철도 999'라는 아이디의 한 투자자는 "얼마 전 다우지수가 '팔아친구(10일 종가 8579를 빗댄 말)'란 메시지를 던졌을 때 주식을 정리할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다른 투자자는 "자동차와 부품주들이 상대적으로 덜 빠지는 이유는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가 잘 팔려서라고 한다더라"고 꼬집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하늘이 무너졌다. "
코스피지수가 기어이 세 자릿수로 무너지자 인터넷 투자카페와 증권정보사이트에는 망연자실한 개인투자자들의 절규가 쏟아지고 있다.
외환위기 때와 똑같은 주가 폭락사태를 10년 만에 다시 겪고 있다는 40대 초반의 한 투자자는 "사상 최악의 입시지옥과 취업전쟁을 거쳐 이제 허리를 좀 펴나 했더니 악몽같던 외환위기 때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며 "정말 마(魔)가 낀 세대인 모양"이라고 신세를 한탄했다.
주식 및 펀드투자를 권유했던 증권사와 투신사를 원망하는 글도 쏟아지고 있다. 1300선이 바닥일 줄 알고 매수에 나섰다가 1주일여 만에 투자원금 6000만원을 대부분 날렸다는 한 투자자는 "요즘 제일 잘나가는 운용사가 '한강투신'이라더라"면서 "전세계 주식시장이 줄줄이 무너지는 동안 주식을 정리하라고 조언한 전문가는 단 한명도 없었다. 애널 보고서도 믿지 말고 기술적 반등도 노리지 마라"며 울분을 토했다. '미남엄마'라는 아이디의 한 주부는 "펀드에 전세자금 5000만원을 투자했다 손실을 봐 이혼까지 걱정하고 있다"며 "증권사 직원이 너무 원망스럽다"고 하소연했다.
김모씨(28)는 "결혼자금을 불리려고 주식에 투자했다가 원금까지 모두 잃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담담할 따름"이라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월급을 타면 적금이나 들 예정"이라며 씁쓸하게 글을 마무리했다.
공허한 마음을 우스갯소리로 달래는 투자자들도 있다. '은하철도 999'라는 아이디의 한 투자자는 "얼마 전 다우지수가 '팔아친구(10일 종가 8579를 빗댄 말)'란 메시지를 던졌을 때 주식을 정리할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다른 투자자는 "자동차와 부품주들이 상대적으로 덜 빠지는 이유는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가 잘 팔려서라고 한다더라"고 꼬집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