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지난주에는 주식투자자,금융회사 임직원,기업 자금담당자 등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가 공포(panic)에서 절망(despair)으로 바뀐 한 주였다. 이번 주에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한 주가 됐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정부도 이를 위해 이번 주 중 고강도 후속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27일 긴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은행채 매입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이 은행채를 사 주면 제2금융권과 은행 등 금융권 전반에서 자금이 돌 수 있게 된다. 한은은 이와 더불어 기준금리를 내릴지 여부도 검토한다.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시중은행도 대출금리를 인하,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이 줄어들어 소비 및 투자위축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금융감독 당국도 은행의 원화유동성 비율 등을 완화해 자금경색을 푸는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처럼 정부가 후속대책을 강구하고 나선 것은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일각에선 실물로 위기가 이미 전이됐다고 하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8월의 산업활동동향.제조업 생산경기를 보여주는 산업생산 증가율이 8월 1.9%에 그쳐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9월 산업활동동향은 오는 31일 발표된다.

한은이 30일 내놓는 '10월 기업경기실사(BSI) 조사 결과'도 관심이다. 9월 대기업의 BSI는 전달보다 10포인트나 하락한 75를 기록,2003년 8월 이후 최악을 나타냈다. BSI가 100을 밑돌면 향후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은 같은날 '9월 국제수지 동향' 잠정치를 발표한다. 8월 경상수지는 적자규모가 47억달러를 웃돌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9월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다소 줄어든 데다 환율이 큰 폭으로 뛰어 관광수지 등이 개선됐을 것이란 점에서 경상수지 적자가 다소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주에는 대형 시중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회사들이 일제히 3분기 실적발표에 나선다. KB금융이 30일,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각각 31일 실적을 내놓는다. 중소기업과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른 만큼 금융지주사의 수익 감소는 불가피한데 과연 그 폭이 어느 정도일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에선 3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박준동 경제부 차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