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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마케팅으로 미국 의료기기업체 인수, 지난 8월 FDA 승인, 나스닥 상장 목표

코스닥 기업 큐렉소㈜(대표 이경훈 www.curexo.com)가 의료용 로봇 세계시장 1위인 미국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큐렉소㈜는 자사가 특허권을 가진 인공관절 수술로봇 '로보닥(ROBODOC)'이 지난 8월 미국 FDA 승인을 받음에 따라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보닥은 IBM에서 분사된 아이에스에스(ISS)가 2000년 초까지 10년에 걸쳐 개발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 하지만 FDA(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지 못해 재정난을 겪으면서 새 주인을 물색했다. 이후 해외 유수한 경쟁업체들을 물리치고 큐렉소㈜의 김태훈 회장이 미국 현지법인인 CTC를 통해 특허권과 자산 일체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큐렉소㈜는 지난해 10월 미국과 일본의 5개 대형 병원에서 실시된 120여건의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FDA에 제조품목 허가를 신청,완전자동의료기기로는 처음으로 이번에 승인을 받았다. 지금까지 외과수술용으로 미국 FDA 허가를 얻은 제품은 심장병ㆍ전립선 수술 등에 사용되는 '다빈치',무릎의 일부 관절을 수술하는 '마코플래스티',척추수술 장비인 '스파인어시스트' 등 3종에 불과했다.

큐렉소㈜는 미국 FDA가 로보닥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증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7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미국 의료용 로봇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티켓을 거머쥐게 됐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수술로봇 다빈치를 개발한 '인튜이티브 서지컬(IS)'사를 벤치마킹해 미국 나스닥 상장은 물론 세계 의료용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큐렉소㈜의 목표 달성은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로보닥은 손상된 무릎 및 엉덩이관절에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세계 유일의 로봇으로,기존 의료 로봇이 반자동 개념인데 비해 완전 자동 수술로봇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무릎 및 엉덩이 관절 수술 분야의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의 시장진입이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에선 로보닥이 2002년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수입허가를 받아 지금까지 모두 6대가 도입됐다. 경희대 및 전남대 병원 등 5개 종합병원에서 총 5000건 이상의 수술이 이뤄졌으며 치료 효과도 입증됐다. 특히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수술 부위를 정확하게 인지해 뼈를 반듯하게 깎아내기 때문에 의사가 도구를 이용해 직접 뼈를 깎던 기존 수술보다 회복 속도가 월등히 빠르며 부작용과 재발가능성도 낮다.

한편 큐렉소㈜는 로보닥을 통해 의료용 로봇기술 선진국인 미국과의 10년 기술격차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첨병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그 일환으로 미국 IBM 본사와 수술로봇 관련 특허비즈니스 계약을 올 초 체결했다. 현재 수술로봇 관련 원천특허는 IBM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상황. 이번 계약을 통해 큐렉소㈜는 IBM이 보유한 수술로봇 관련 4만여개의 산업재산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 됐다. 이 회사는 특허비즈니스 계약을 최대한 활용해 다양한 의료용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이 의료용 로봇시장의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큐렉소㈜의 각오가 다부지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