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일본) 전국시대보다 더 어려운 난세다. 위기를 극복하고 승자가 되려면 하이브리드형 리더가 돼야 한다. "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최신호(10월25일자) 특집기사 '역사를 알면 경제가 보인다'에서 10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다는 금융대란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과거의 역사에서 교훈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일본 역사에서 가장 혼란했던 전국시대(1493~1573)를 끝내고 부국강병을 일궈낸 3대 무장인 오다 노부나가,도요토미 히데요시,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장점을 합친 하이브리드형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들 3인의 △과감한 '결단력'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지략과 친화력' △그리고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는 '인내심'을 함께 갖춰야 글로벌 경기침체의 파고를 넘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군웅할거로 무정부 상태에 빠졌던 대혼돈의 시대를 통일시킨 3인은 출신 배경이나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이들의 개성 차는 흔히 새가 울지 않을 경우 대처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울지 않는 새는 필요없기 때문에 당장 목을 베는 리더가 오다라면,도요토미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울게 만들고,도쿠가와는 울 때까지 기다리는 스타일이다.

이들 가운데 일본 기업인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물은 오다. 불 같은 성격의 오다는 난세의 지도자로 불린다. 그는 기존 사회의 가치를 깨뜨리고 새로운 사회의 건설을 내걸었다. 경영자 입장에서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에는 오다 스타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다가 전국시대를 통일할 초석을 만들었다면 도요토미는 동료와 부하들의 마음을 얻고 조직화하는 능력이 뛰어나 전국시대를 통일했다. 하지만 일본의 주인은 지략가인 도요토미가 아니라 냉정하고 참을성 있는 도쿠가와였다. 그는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 참고 힘을 길러 도요토미 일족을 무너뜨리고 도쿠가와 막부를 열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창업을 하거나 어려울 땐 오다형 △기업 성장기에는 도요토미형 △수성기에는 도쿠가와형이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위기를 맞은 지금은 기존의 모든 가치를 깨뜨려야 하기 때문에 3인의 강점을 모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게 다이아몬드지의 주장이다. 또 한 사람의 경영자가 3인의 강점을 다 갖추기 어렵다면 인사관리를 강화,유능한 부하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