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최근 프랑스 칸에서 열린 밉콤2008 국제방송영상 견본시에서 '빼꼼'을 비롯한 국산 애니메이션의 수출 실적이 지난해보다 26% 늘어난 7000만달러에 달했다고 27일 발표했다.

EBS가 방송 중인 애니메이션 '빼꼼'은 스페인 BRB인터내셔널로부터 극장용 버전 제작에 4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북극곰의 해프닝을 다룬 이 작품은 시청률 4∼6%를 기록하고 있으며 80여 개국에 수출돼 해외 투자자의 신뢰를 얻었다.

국산 방송 애니메이션 '치로와 친구들'도 영국의 미취학 아동 대상 채널인 파이브밀크쉐이크에 판매됐다. 이 회사의 구매 담당자는 "따뜻하면서도 강력한 스토리가 어린이들에게 유익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견본시에는 세계 경기침체로 각국 참가자 수가 줄었지만 한국을 비롯한 캐나다 프랑스 스페인 등은 지난해보다 부스 규모와 참여 업체를 늘렸다. 국산 애니메이션 수출이 증가한 것은 수출 배급사들의 협상력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BBC가 지난달부터 방송 중인 한국 애니메이션 '로켓보이'의 시청률이 1주 만에 10%를 돌파한 것도 한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박영일 문화콘텐츠진흥원 수출 지원팀장은 "지난해까지 제작사들이 마켓에서 직접 상담을 벌이던 것을 전문 배급사들에 대행토록 한 것이 주효했다"며 "국내 전문 배급사들이 예전에 비해 양적으로 증가한 데다 역량도 강화됐다"고 진단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