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은행들의 시중자금 유치를 위한 고금리 경쟁도 조만간 한풀 꺾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가 연 7% 중반대까지 치고 올라갔던 시중은행의 정기 예ㆍ적금 상품에 가입할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도 은행들의 고금리 특판 경쟁에 제동을 걸어 더 이상의 금리 인상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시중은행 변동 금리상품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 예금증서(CDㆍ91일) 금리는 전날보다 0.14%포인트 하락,연 6.04%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내주부터 금리인하

우리은행은 이날 한은의 발표 직후 예금금리를 최고 연 0.3∼0.7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금리인하를 다음 주부터 적용키로 해 이번 한 주 동안은 연 7%대 정기 예금 금리를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우선 정기예금 영업점장 전결금리 1개월짜리를 연 3.90%에서 연 3.15%로 0.75%포인트 인하했다. 또 6개월짜리는 연 6.24%에서 연 5.94%로,1년짜리는 연 7.05%에서 6.75%로 0.30%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의 영업점장 전결금리도 개인 MMDA는 종전 연 4.30%에서 연 3.80%로,기업 MMDA는 연 4.20%에서 연 3.70%로 0.50%포인트 인하했다.

국민 신한 하나 등 다른 시중 은행들도 예금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다. 다만 시장금리 변동을 지켜본 뒤 구체적인 인하 폭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는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수준만큼 인하가 가능하다"며 "유동성비율을 완화해준다면 인하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시장금리가 어느 정도까지 하락할지 지켜본 뒤 금리인하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상품 판매는 그대로

하나은행은 이날 MBC 인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시청률에 따라 최고 연 7.2%의 금리를 지급하는 온라인 전용 '베토벤 바이러스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이 상품은 당초 계획에 따라 내달 6일까지 판매될 예정이다.

다른 은행들도 금리인하폭이 정해질 때까지 기존 예금상품의 금리를 그대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은행별로 연 7.4∼7.6%까지 오른 본부 승인 최고 금리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예금자보호법을 담보로 연 8% 초반대까지 치솟은 저축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 상승세도 이번 주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신라저축은행은 이날 정기예금 금리를 업계 최고 수준인 연 8.2%로 인상한다고 발표,이미 연 8.0%를 넘는 정기예금 금리를 내놓은 에이스ㆍ삼화ㆍ영풍 저축은행 등과 경쟁에 들어갔다.

이심기/정인설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