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7일 긴급 금융안정 대책을 내놨다. 조만간 대규모 경기부양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닛케이평균주가는 26년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는 등 대책이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일본은 27일 금융회사에 투입할 수 있는 공적자금 한도를 현행 2조엔(약 30조원)에서 10조엔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긴급 금융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엔 은행의 주식취득 제한을 완화하고,일본은행이 은행의 보유주식을 매입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주식 매입 수요를 늘려 주가를 떠받치려는 조치다. 기업과 금융회사의 시가평가 회계기준을 부분적으로 완화해줘 주가 폭락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를 보완해 주는 대책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닛케이평균주가는 6.3% 떨어진 7162.90엔에 마감돼,1982년 10월7일(7114.64엔) 이후 26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처럼 증시가 연일 하락하는 것은 급격한 엔고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실적 둔화 우려 때문이다. 이날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의 '급격한 엔화 변동 우려' 성명은 일본 정부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일본은 성명에도 불구하고 엔고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G7 주요국들과 '엔화 매도' 협조 시장개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로이터 통신은 27일 엔ㆍ달러 환율이 90엔 아래로 내려갈 경우 당국의 개입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또 경기진작책도 준비 중이다. 공동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현재 총 5조엔대의 2차 경기부양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달 중 발표될 대책엔 중소ㆍ영세기업에 법인세를 한시적으로 깎아주는 감세 조치가 포함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말 소득세 감면 등을 포함한 1차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