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초유의 급락세를 보이며 혼란에 빠져든 와중에 증권업계 대표적인 두 신중론자의 행보도 엇갈리고 있다. 최근 1년여 동안 약세장을 전망해온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도한 공포감'을 지적하며 지금은 '매수'를 고려할 시점이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반면 역시 보수적인 관점을 견지해온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남발되는 '바닥론'을 경계하며 900 아래로의 추락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 증시 급락을 예견해 주목받아 온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의 시황관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김 센터장은 27일 "이제는 충분히 사 볼 만한 지수대"라며 "내년 1분기는 1320선 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의 하락은 심리적 공황에서 온 것으로 내재가치를 따지는 애널리스트나 투자전략가들한테는 설명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주가의 바닥을 논하는 건 의미가 없으며 연말까지 추가로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11월 미국의 구제금융이 집행되고 유동성 공급 효과가 나타나 미국 부동산 가격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면 주가도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센터장은 국내적으로도 "주가가 하락했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은 더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며 "물가 안정으로 인해 금리를 얼마든지 내릴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 인하를 통해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어 돈이 돌기만 하면 주식을 따라다니는 유동성이 급증해 주가가 급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 상황은 주가 상승의 잠재력이 커지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금융문제만 해소된다면 내년 실적을 감안한 적정 수준인 1320선까지는 바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시기는 내년 1분기로 예상했다. 그는 "당분간 주식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도산하지 않고 기업가치가 충분히 주가에 반영될 수 있는 우량 종목은 매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