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7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취임 후 세 번째로 국회의사당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연설 전 김형오 국회의장,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5부요인과 교섭단체 대표 및 원내대표들과 환담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자리도 마련됐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세계 금융위기 대처방안에 대해 여야가 함께 합의해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이제 국회에서 예산안과 여러가지 법안을 처리하는 데 있어 부탁을 드리러 왔다"며 "정부는 비장한 각오를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음 달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G20 정상회의 참가국을 정하는 데 아시아국가들이 너무 많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몇몇 나라들이'한국은 위기극복의 경험이 있으니 신흥국가 중 하나로 넣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정부의 상황인식이 안이하다. 상황이 달라진 만큼 예산안을 다시 짜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이 대통령은 "시간상 다시 편성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니 국회 심의 과정에서 조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오전 10시께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어나 박수로 환영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서 있기만 했다. 26분가량 진행된 연설에서 모두 9번의 박수가 나왔으나 야당 의원들은 일절 박수를 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한 지 몇 분도 되지 않아 '서민 살리기가 우선입니다' 등의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3분가량 서 있다가 단체로 본회의장을 퇴장하기도 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