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시점에서 인사청문회를 하면 한 달 이상 경제장관 공백 상태로 가게 된다"며 "경제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난 뒤 경제팀 교체 여부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시기상조"라며 '개각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당 지도부가 '진화'에 적극 나서면서 여권 내 '강만수 교체론'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들어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당 고위 관계자는 "대략 11월 중순 이후에는 금융위기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며 "그때 가서는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공세적인 위기대응책을 펴게 될 것이고 인적 쇄신 문제도 자연스럽게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쇄신의 일환으로 연말 또는 연초 개각을 단행할 경우 경제시스템에 대한 재편도 함께 검토할 것으로 관측했다. 임태희 정책위 의장은 "'서별관회의'로 불리는 거시경제정책협의회를 계속 할지,대통령이 직접 시스템의 수장을 할지,아니면 여야가 참여하는 구조로 할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경제부총리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트 강만수'에 대한 탐색작업도 조심스럽게 추진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만약 MB정부에서 다시 틀을 짜게 되면 경제관료만큼은 정권에 상관없이 옛날의 이헌재 같은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 들어와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선 박승 전 한은 총재,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임 의장,박병원 경제수석 등을 차기 경제수장 후보군에 올리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각과 관련한 기류는 전혀 없다"면서도 "실무 차원에서 광범위한 인사 검증을 벌이고 있는 것은 맞다"고 전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