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27일 기준금리 인하와 은행채 매입 결정에 시중은행들은 "원화 유동성 우려를 크게 완화시키고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춰 전체적으로 금리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양동호 국민은행 자금부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은행채 매도 압력이 크게 줄어들게 돼 은행채의 금리 하락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국고채와의 금리 격차가 축소돼 연기금과 보험사 등의 은행채 매입 메리트를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양도성 예금증서(CD)의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이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중소기업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중소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켜 온 악순환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다.

또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자체적으로 은행채를 편입할 여유가 생기는 만큼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25조원의 은행채 차환 발행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동영 우리은행 자금부장은 "당국이 예상폭을 뛰어넘는 금리 인하로 시장 안정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지금까지 금융정책이 시장에 끌려다닌다는 지적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은행 자금 담당자도 "매입 액수가 5조~10조원이면 상당히 큰 규모"라며 "은행채가 국고채 등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투자자나 자산운용사들의 불안심리를 안정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그러나 정책금리의 인하폭만큼 시중금리가 떨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통상적으로는 금융상품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CD 금리가 정책금리(연 4.25%)보다 0.4%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유지돼야 하지만 이 균형점이 무너진 지 오래여서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CD 금리가 5% 이내로 들어와야 시장금리가 안정됐다고 말할 수 있지만 어느 선까지 떨어질지는 좀 더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CD 금리는 0.14%포인트 떨어진 6.0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금리 인하와 함께 금융감독 당국이 원화 유동성 비율 규제를 완화하면 은행채 발행 부담이 더욱 줄어들어 시중금리 인하 요인이 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준동/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