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강홍기 현대모비스 이사 "브랜드 가치 훼손 막을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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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품 유통 규모 年600억 넘어…안전사고 무방비
강홍기 현대모비스 부품영업본부 이사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짝퉁 부품의 시장 규모를 추정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모조품이 범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 이사는 비정품의 최종 소비자가격 역시 정품의 80~90%에 달해 경제적인 면에서도 이익을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국내외에서 유통되고 있는 모조품 규모는.
"세계관세기구는 전세계 모조품 유통량을 진품의 5~7%로 추산했다. 지난 1년간 국내외 사법기관을 통해 적발된 국내 모조품 시장 규모는 155억원가량이다. 모조품 유통상들이 보관하는 재고가 통상 3개월이란 점을 감안하면,연간 유통액이 6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적발된 업체만을 대상으로 한 계산이어서 실제 유통 규모는 훨씬 클 것이다. "
―모조품은 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제작·유통되는가.
"중국과 대만 등 주로 아시아에서 제조되고 있다. 소규모 무허가 업체부터 관계 당국으로부터 공식 허가를 받은 대형업체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을 정도다. 현대·기아차 부품만 제조하는 게 아니라 도매상 주문에 따라 모든 완성차 업체의 모조품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제조된 부품은 현지뿐만 아니라 다수 국가로 수출된다. "
―모조품이 소비자에게 끼치는 피해는.
"고객의 관점에서 보자면 안전 문제가 가장 크다. 벨트나 브레이크 계통에 모조부품을 사용했을 때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에서 짝퉁 벨트가 끊어져 대형 사고가 났던 사례가 있다. 필리핀의 한 고객은 짝퉁 벨트인 줄 모르고 구입했다가 끊어지자 현대모비스 본사에 항의해 오기도 했다. "
―짝퉁 부품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가.
"모조품 가격이 많이 싸다고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종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격은 정품 대비 80~90% 수준이다. 정품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품질이 워낙 저급하고 법적 처벌에 따른 부담도 커 도매가격은 싼 편이지만,모조품 판매상들이 대개 폭리를 취하기 때문에 유통 가격은 높다. "
―모조품 유통이 늘면 완성차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것 같은데.
"저질 짝퉁 부품으로 고객이 피해를 입으면,대부분 완성차의 결함이나 순정품 문제로 여겨지기 쉽다. 이런 사례가 늘어나면 완성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을 입게 된다. 소문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정품 제조사의 브랜드 가치가 타격을 입는 것이다. 더구나 해외에서 국산 브랜드가 이런 문제에 휘말리면 한국 자동차 및 관련 제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모조품 근절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현대모비스는 고객보호를 위해 모조품을 전담 조사하는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외 시장에서 유통되는 의심 부품에 대해 상시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모조품을 적발하면 사법기관과 공조해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조사팀은 국내외 모조품 유통망을 집중 분석해 원산지 및 유통업자를 적발하고,관계당국에 신고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총 55건(150억원 규모)의 모조품 제조 및 유통 사범을 적발하는 실적을 거뒀다. 시민단체 및 공공기관과 공동으로 '저탄소 녹색운전 캠페인'을 펼치면서 순정품 사용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올바른 순정품 사용만으로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4조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 "
―미국 일본 독일 등 해외에선 어떻게 하나.
"선진국에선 여러 정부 부처가 협력해 지식재산권 등을 강력 보호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짝퉁 부품으로 인한 피해를 장기간 겪다 1990년대 말부터 공격적인 대응으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경제적 손실보다 브랜드 훼손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모조품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종합적인 관리 기능이 미흡한 것 같아 아쉽다. "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강홍기 현대모비스 부품영업본부 이사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짝퉁 부품의 시장 규모를 추정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모조품이 범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 이사는 비정품의 최종 소비자가격 역시 정품의 80~90%에 달해 경제적인 면에서도 이익을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국내외에서 유통되고 있는 모조품 규모는.
"세계관세기구는 전세계 모조품 유통량을 진품의 5~7%로 추산했다. 지난 1년간 국내외 사법기관을 통해 적발된 국내 모조품 시장 규모는 155억원가량이다. 모조품 유통상들이 보관하는 재고가 통상 3개월이란 점을 감안하면,연간 유통액이 6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적발된 업체만을 대상으로 한 계산이어서 실제 유통 규모는 훨씬 클 것이다. "
―모조품은 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제작·유통되는가.
"중국과 대만 등 주로 아시아에서 제조되고 있다. 소규모 무허가 업체부터 관계 당국으로부터 공식 허가를 받은 대형업체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을 정도다. 현대·기아차 부품만 제조하는 게 아니라 도매상 주문에 따라 모든 완성차 업체의 모조품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제조된 부품은 현지뿐만 아니라 다수 국가로 수출된다. "
―모조품이 소비자에게 끼치는 피해는.
"고객의 관점에서 보자면 안전 문제가 가장 크다. 벨트나 브레이크 계통에 모조부품을 사용했을 때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에서 짝퉁 벨트가 끊어져 대형 사고가 났던 사례가 있다. 필리핀의 한 고객은 짝퉁 벨트인 줄 모르고 구입했다가 끊어지자 현대모비스 본사에 항의해 오기도 했다. "
―짝퉁 부품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가.
"모조품 가격이 많이 싸다고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종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격은 정품 대비 80~90% 수준이다. 정품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품질이 워낙 저급하고 법적 처벌에 따른 부담도 커 도매가격은 싼 편이지만,모조품 판매상들이 대개 폭리를 취하기 때문에 유통 가격은 높다. "
―모조품 유통이 늘면 완성차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것 같은데.
"저질 짝퉁 부품으로 고객이 피해를 입으면,대부분 완성차의 결함이나 순정품 문제로 여겨지기 쉽다. 이런 사례가 늘어나면 완성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을 입게 된다. 소문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정품 제조사의 브랜드 가치가 타격을 입는 것이다. 더구나 해외에서 국산 브랜드가 이런 문제에 휘말리면 한국 자동차 및 관련 제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모조품 근절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현대모비스는 고객보호를 위해 모조품을 전담 조사하는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외 시장에서 유통되는 의심 부품에 대해 상시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모조품을 적발하면 사법기관과 공조해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조사팀은 국내외 모조품 유통망을 집중 분석해 원산지 및 유통업자를 적발하고,관계당국에 신고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총 55건(150억원 규모)의 모조품 제조 및 유통 사범을 적발하는 실적을 거뒀다. 시민단체 및 공공기관과 공동으로 '저탄소 녹색운전 캠페인'을 펼치면서 순정품 사용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올바른 순정품 사용만으로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4조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 "
―미국 일본 독일 등 해외에선 어떻게 하나.
"선진국에선 여러 정부 부처가 협력해 지식재산권 등을 강력 보호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짝퉁 부품으로 인한 피해를 장기간 겪다 1990년대 말부터 공격적인 대응으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경제적 손실보다 브랜드 훼손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모조품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종합적인 관리 기능이 미흡한 것 같아 아쉽다. "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