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1000조ㆍ유럽 2900조 수준

정부와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내년까지 투입하기로 한 금액이 2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원화 유동성 개선과 경기부양 등을 위해 44조원,외화 유동성 개선 등을 위해 151조원 등 모두 195조원이 투입된다. 이는 올해 정부예산(220조원)의 89%에 이른다. 국내총생산(GDP)으로 비교해보면 미국의 7000억달러(1000조원),유럽의 2조달러(2900조원) 수준에 비해 결코 작은 규모는 아니다.

정부와 한은의 자금지원은 지난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현재까지 집행된 지원금액은 52조2000억원에 달한다. 원화 유동성 개선 등을 위해 5조2000억원,외화 유동성 지원을 위해 47조원가량이다. 나머지는 앞으로 집행된다.

원화 유동성 개선의 경우 대부분 한은이 '돈줄' 역할을 하고 있으며 경기부양 쪽은 정부의 감세정책과 국회의 추가경정예산이 핵심이다. 한은은 최근 통안채 중도환매를 통해 7000억원,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이 보유한 국고채와 통안채 등을 '환매조건부(RP)'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2조원가량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저금리 정책자금인 총액한도대출 규모도 6조5000억원에서 9조원으로 2조5000억원 증액했다.

한은은 이어 지난 27일 긴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은행채와 일부 특수채를 RP 방식으로 매입해주기로 했다. 은행채 매입규모는 5조~1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은행채 매입 시기는 오는 11월7일부터 1년간이다.

정부도 건설사의 미분양 주택 매입 등을 통해 9조원 안팎을 지원하기로 한 데 이어 감세를 통해 올해 1조9000억원,내년에 6조2000억원을 국민들에게 돌려줄 방침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에 13조원 수준의 감세를 통해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회도 앞서 지난 9월 4조5000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정부와 한은은 외화 유동성 개선을 위해서도 이미 450억달러를 풀기로 했다. 1차로 외환스와프 시장에 100억달러,수출입은행에 50억달러를 공급키로 한 데 이어 최근 추가로 300억달러를 더 내놓기로 했다. 또 은행의 해외차입에 대해 최대 1000억달러를 보증해주기로 했다. 이 같은 외화 유동성 지원금액을 올해 평균 원ㆍ달러 환율로 환산하면 약 151조원에 달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