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비밀계좌 정보입수 착수 탈세 추적

국세청이 유럽의 조세회피처로 빼돌려진 해외 도피재산에 대한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우선 리히텐슈타인이나 스위스 같은 대표적인 조세회피처에 대한 비밀계좌 정보입수 등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해외소득의 국내 미신고나 해외 비자금 탈세를 추적해 과세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사전 정지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현재 유럽에서 대규모 탈세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인 계좌가 확인될 경우 대규모 세무조사나 탈세수사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세청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각국 세무당국과 협력해 리히텐슈타인과 스위스 등의 한국인 관련 계좌정보 입수를 진행하고 있다.

국세청이 독일과 정보 협력에 나선 이유는 독일 세무당국이 수년간의 노력 끝에 올해 초 리히텐슈타인 LGT은행에 비밀계좌를 개설한 고객 정보를 입수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는 이를 토대로 탈세 수사를 벌여나가고 있으며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도 이와 관련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와 탈세수사를 벌이고 있다.

리히텐슈타인이나 스위스은행 등의 비밀계좌는 각국의 부호나 거물 정치인 등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한국인 계좌가 존재할 경우 중소기업의 현지법인 위장거래 등을 통한 자금은닉 수준을 넘는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한국도 올초 유럽을 떠들썩하게 했던 '리히텐슈타인 스캔들'과 같은 대형 탈세사건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며 "유럽을 시작으로 해외 재산도피에 대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